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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스토리] 짜파구리 생명력 10년, 계획이 다 있었나?

송고시간2020-0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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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2fRRYR6pF_s

(서울=연합뉴스) 오스카상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깜짝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음식)

"아줌마 짜파구리 할 줄 아시죠. 냉장고에 한우 채끝살도 있으니까 그것도 좀 넣어주시고."(박사장 부인 연교가 가사도우미 충숙에게 전화하는 장면)

'기생충'에서 채끝살을 얹은 짜파구리는 서민 음식에 고급 식재료를 더해 빈부 차가 있는 가족들이 얽히는 모습을 상징한 음식이죠.

'기생충'의 세계적인 신드롬에 영화 속 장치를 해석하는 재미가 더해져 짜파구리 매출도 덩달아 뛰었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10일 아카데미 수상 직후 3일간인) 11일부터 13일까지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 합이 60% 늘었고, 각각 보면 너구리가 126.4%, 짜파게티가 41.2%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급효과는 라면 시장 구도에도 나타났습니다.

단일 브랜드 매출 부동의 1위는 농심 신라면인데요.

농심에 따르면 해당 3일간 짜파게티와 너구리 합은 출고 금액 기준 신라면을 앞섰습니다.

농심은 영화사 측의 짜파구리 명칭 사용에 흔쾌히 응했지만, PPL(간접광고) 협찬을 한 것은 아니어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겁니다.

그렇다면 짜파구리 레시피는 누가 개발했을까요.

이 레시피는 10여년 전부터 온라인에서 회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9년 무렵 한 누리꾼이 블로그에 조리법을 소개해 라면 애호가의 각광을 받았죠.

그즈음 이 레시피를 언급한 스타는 가수 보아입니다. 미국 진출 당시인 2009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해 먹는 라면 조리법으로 소개했는데요.

보아는 "특히 너구리와 짜장 라면을 섞어 드시면 굉장히 맛있다"며 "제가 이렇게 말하면 못 믿으시겠지만 먹으면 아마 중독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짜파구리가 전국구 인기를 끈 것은 2013년 MBC 예능 '아빠! 어디가?'에 소개되면서입니다.

방송인 김성주가 아이들을 위해 짜파구리를 만들었고,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가 '먹방'을 선보여 짜파구리 열풍에 불을 지폈죠.

방송 직후 2주간 짜파게티와 너구리 출고량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87%, 50%가량 상승했으니까요.

7년이 흘러 화제성이 사그라들 즈음, 짜파구리는 다시 '기생충' 열풍을 타고 이번엔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농심은 유튜브에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유튜브에는 짜파구리 조리 시연과 먹방부터 차돌박이, 꽃등심, 해물 짜파구리 등 응용 레시피까지 넘쳐납니다.

'기생충'이 개봉한 나라마다 요리 사이트나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바이럴(입소문)도 계속되고 있죠.

국내외 호텔과 고급 한우 레스토랑들은 채끝 짜파구리를 특별 메뉴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 레시피는 수면 밑에 항상 있다가 트리거(방아쇠) 포인트가 생기면 올라온다"고 말했습니다.

어느새 10여년 인기를 누린 짜파구리, 이젠 라면계의 대표 스테디셀러가 됐습니다.

이은정 기자 김혜빈 / 내레이션 송지영

[D스토리] 짜파구리 생명력 10년, 계획이 다 있었나? - 2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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