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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신문, 불법 벌목·상행위 공개비판…"간부들 자격상실"

송고시간2020-02-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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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찰 묘향산의료기구도 질책받아 "나무 심기 미적거렸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북한이 산림자원에 대한 불법 벌목과 상행위 실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해당 지역 간부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산림복구사업에서의 실적은 충실성의 높이, 애국의 열도를 보여준다'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월 열린 '산림복구 및 국토환경보호부문 일꾼(간부)회의' 결과를 전하며 "단위별 순위에서 뒷자리를 차지한 시, 군의 일꾼들은 바늘방석에 앉아 심각한 가책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특히 송원·신계·운산군을 사례로 들며 "지난해 수십 개 기관, 기업소, 협동농장들이 허가를 받지 않은 지역에서 저마끔(저마다) 나무를 베는 행위가 우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간군과 판교군, 신양군, 수동구를 비롯한 일부 단위에서 많은 면적의 잣나무림을 상적 행위에 이용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질책했다.

여기서 지적한 '상적 행위'란 불법 벌목을 통해 얻은 나무들을 내다 팔아 돈을 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은 "보다 엄중한 것은 이러한 행위들이 해당 지역 일부 일꾼들의 묵인조장 밑에 벌어졌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나무를 베어다가 불을 때는 것조차도 범죄시하고 있는 상황인데, 간부들마저 '국가 자원'을 돈벌이수단으로 인식하는 풍조가 확산하는 데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또 "아직도 향산군과 녕원군, 청단군에서는 산림복구사업을 부담으로 여기며 마지못해서 하는 현상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은, 묘향산의료기구공장 시찰하며 담당자들 질책
김정은, 묘향산의료기구공장 시찰하며 담당자들 질책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가 진행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0월 27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공사 결함을 지적한 뒤 "당 중앙위원회 일꾼들이 나와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2019.10.2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특히 "어느 지역보다 사업에 앞장서야 할 향산군에서는 지난해 산열매나무모 생산계획에 심히 미달했다"며 "심각한 것은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의 뒷산에 대한 나무 심기를 미적미적 끌고 있다가 일을 친 다음에야 분주탕을 피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안북도에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7일(보도날짜 기준) 방문해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각종 지적을 한 곳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해당 사업에 동원된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에 대해 "가만히 앉아 구경이나 했다",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있다"며 엄하게 질책했다.

신문은 이밖에 지역별로 '수종별 나무모 생산계획 미달', '산림보호사업에 힘을 넣지 않은 곳', '도양묘장건설에서 실적을 내지 못한 곳' 등으로 나눠 일일이 호명하며 즉각적인 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군들이 당적 과업 수행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면 지휘 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는 '경고'도 내놨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전 주민이 구독하는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등을 통해 황폐해진 산림 실태와 산업 및 농업 분야의 문제점 같은 치부를 숨기지 않고 수시로 과감히 드러내며 시정을 요구해 왔다.

노동신문은 "아무런 이상과 포부도 없이 자리 지킴이나 하면서 동면하는 일꾼들이 있는 곳에서는 책임회피와 무질서, 산만성이 조장되어 당정책 결사관철이 한갓 빈말로 되고 만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양묘장 둘러보는 북한 김정은
강원도 양묘장 둘러보는 북한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018년 7월 24일 1∼2면을 할애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원도 양묘장 시찰 활동 소식을 보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산림녹화정책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시찰도 이런 정책의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사진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모습. 2018.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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