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덮친 대구 경제 직격탄…"앞이 안 보인다"
송고시간2020-02-22 15:09
얼어붙은 서민경제 대부분 업종 타격 불가피
(대구=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결혼식, 돌잔치가 잇달아 취소·연기되면서 주문량이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앞이 안 보입니다."
대구 남구에서 행사용 디자인상품업체를 운영하는 김영석 대표는 22일 "국민 건강과 생명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지만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감이 더 힘듭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약사 이은숙 씨는 "손님 10명 중 9명이 마스크나 에탄올, 체온계를 찾고 있어 사태를 더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남구 한 여행사 직원은 "국내외 할 것 없이 대부분 상품이 예약 취소로 코로나가 끝나도 타격이 엄청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대구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민 어깨도 덩달아 움츠러들고 있다.
자고 나면 터져 나오는 확진자 소식에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 확산으로 외출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가족 외에는 아예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 시내에 오가는 차와 행인이 크게 줄어 거의 모든 서비스 업종이 타격을 받는다고 한다.
수성구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 씨는 "4명 이상 단체 모임은 다 취소되고 예약 문의도 없다"며 "매출이 크게 줄어 속상하지만 사태가 빨리 마무리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가장 걱정이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영화관, 재래시장 등 평소 붐비던 다중이용시설에는 사람 발길이 끊겨 썰렁하고 도시철도 1∼3호선도 최근 들어 승객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중소기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최근 지역 194개 중국 수출입 및 진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42.3%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에 직접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직접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기업 75.9%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중국에 부품 수급이 어렵거나 수출길이 막힌 일부 기업은 공장 가동 축소나 휴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업을 하는 이모 씨는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올해는 공장 가동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며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코로나19 특례보증 지원과 관련해 1천96건, 310억1천3백만원을 상담했다.
음식과 숙박업이 345건(87억2천8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제조업 103건(34억5천만원), 여행사 및 기타 여행 보조 서비스업 93건(30억1천만원), 개인 서비스업 79건(19억5천만원), 기타 16건(3억8천200만원) 등 대부분 서민경제와 밀접한 업종이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사태가 끝날 때까지 우리 기업들이 원자재 수급과 자금순환 등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며 "정부와 금융기관에서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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