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코로나19로 동면 들어간 포항 시민들
송고시간2020-02-22 17:05
중심가·시장 한산…마트·약국에선 마스크 동나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어디 나가기도 겁나고, 나가려고 해도 다 문을 닫아서 그냥 집에만 있습니다."
경북 포항시민 정모(46)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일상이 멈춘 것 같다고 전했다.
자영업을 하는 정씨는 대구·경북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19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자칫 코로나19 감염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결정했다고 한다.
방학인 데다 개학마저 미뤄진 중학생 딸은 친구들과 모임이 줄어 '방콕'이 일상화했다.
그러다가 보니 생필품을 사러 가끔 밖에 나가는 것 외에는 온종일 집에서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는 "어제 오후에 큰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는데 다른 손님이 없어 전세 낸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포항 한 대형마트는 평소 주말보다 한산한 편이었다.
고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건을 고르는 가운데 라면, 즉석식품, 물 판매대에 군데군데 빈 곳이 보였다.
마스크 판매대 주변을 기웃대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미 동이 난 상태였다.
마트 관계자는 "마스크를 사려는 손님이 많지만, 새로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 대다수 약국에서도 마스크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이모(52)씨는 "약국 몇 곳을 돌았는데도 마스크가 없었다"며 "마스크를 사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중심가나 죽도시장 상인들은 확 줄어든 발길에 주말 장사를 망쳤다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확진자가 중앙상가와 죽도시장 인근을 다녔다는 세부 동선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임에도 봄옷을 사려고 나오는 고객 발길이 며칠째 뜸하다고 전했다.
개학 연기로 학용품을 준비하려는 학생들도 보기 어려워 날씨가 풀렸지만 봄이 온 게 실감나지 않는다는 푸념도 나온다.
한 중앙상가 상인은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아서 매출이 떨어졌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날벼락을 맞았다"고 했다.
일부 의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진에 들어갔다.
환자 외에 제약회사나 보험회사 관계자 출입을 금지한다고 안내문을 붙인 의원도 있었다.
포항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영장과 도서관, 노인복지회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했다.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 축구단은 3월 1일 K리그1 2020 홈 개막전을 연기하기로 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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