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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마스크 구매 대란…'아침부터 긴 줄'에 시민들 이중고

송고시간2020-02-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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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대구·경북 마스크 우선 공급 소식에 매장마다 장사진

"실내에 사람 몰리면 바이러스 확산 부추기는 꼴" 우려도

대구서 마스크 구하기
대구서 마스크 구하기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24일 오전 대구 이마트 만촌점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려고 줄지어 서 있다. 2020.2.24
mshan@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불안한 마음에 아침부터 약국 6곳을 돌았지만 KF 마스크는 하나도 못 사고 별 효과도 없다는 면 마스크만 몇장 구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대형마트와 약국, 편의점 등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마트에서는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구에서는 이마트가 확보한 마스크 물량을 대거 판매하면서 많은 시민이 한꺼번에 몰려 오히려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롯데마트에는 24일 하루 전국 124개 점포에 점포당 500∼1천장의 마스크가 입고됐으나, 오전에 모두 소진됐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2HD_SlYZRZ4

이 물량은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6∼7배가량 늘어난 것이라고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했다.

일부 점포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생기기도 했고, 한꺼번에 다량을 구매하려는 손님이 많아 1인당 구매 수량을 20장으로 제한한 곳도 있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전국 점포별로 많게는 1천여 장의 마스크를 입고했으나, 불과 1∼2시간 만에 모두 소진됐다"고 말했다.

"마스크 품절입니다"
"마스크 품절입니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24일 오전 대전 서구 월평동 한 대형마트 내 마스크 매대에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2020.2.24
jyoung@yna.co.kr

코로나19 환자가 38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부산에서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마스크를 확보하려는 발걸음이 분주하지만, 물량 부족으로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시민이 늘고 있다.

부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21일 오후부터 시내 대형 마트와 약국 등에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찾는 시민이 부쩍 늘었다. 22일 시내 한 대형 할인점에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1㎞ 이상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메가마트도 점포당 하루 1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이내 동이 난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민은 마트나 약국에서 마스크 구매가 힘들어지자 해외직구를 통해 마스크 구매에 나섰지만, 배송 기일이 20일이나 돼 당혹해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울산에서도 마스크 구하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울산점 앞에는 24일 오전 8시께부터 입장을 하려는 고객 수십명이 줄을 섰다.

매장이 문을 여는 오전 10시까지는 2시간이나 남았지만, KF94 마스크를 한정 판매한다는 소식을 접한 고객들이 일찍부터 매장을 찾은 것이다.

이 매장은 이날 마스크 30장씩 든 상자 220개를 한정 판매했다.

회원 1명당 1상자씩 팔았지만, 매장이 문을 연 직후 마스크는 금세 동이 났다.

답답한 마음에 시민들은 인터넷 카페나 SNS에서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판매하는 곳이 드문 데다, 이따금 판매 약국 이름이 올라오더라도 '5장에 2만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함께 올라왔다.

일반적인 경로나 가격으로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시민들은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있는 '마스크 재사용법'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줄지어 선 대구 시민들
줄지어 선 대구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24일 오전 대구 이마트 경산점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려고 줄지어 서 있다. 2020.2.24
[대구는 지금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충북 지역도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청주의 한 마트에는 이날 KF 마스크 300개를 들여왔으나 오전에 모두 동이 났다.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1인당 5장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워낙 부족하다고 마트 측은 설명했다.

마트 관계자는 "최대한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공급 자체에 차질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양을 판매대에 내놓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상당구 한 약국은 KF마스크를 들여오지 못한지 일주일이 넘었다.

하루에 100명이 넘는 손님이 마스크를 살 수 있냐고 문의하지만, 대부분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일부 손님들은 면으로 된 마스크라도 구매한다고 약국은 설명했다.

광주 남구 모 약국 관계자도 "제약회사로부터 일주일에 일회용 마스크 30∼40장을 조달하는 데 불과 30분∼1시간 내에 동난다"며 "일회용 마스크가 없다 보니 면 마스크를 사는 고객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에 풀린 마스크
이마트에 풀린 마스크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24일 오전 대구 북구 이마트 칠성점에서 직원이 상자에서 마스크를 빼내고 있다. 이마트는 확보한 물량 221만장 중 141만장을 대구와 경북지역에 판매하기로 했다. 2020.2.24
duck@yna.co.kr

이런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이마트와 공동으로 확보한 마스크 221만장 가운데 141만장을 24일부터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경북지역 이마트를 통해 우선 공급하자 매장마다 시민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감염을 우려한 듯 저마다 마스크와 모자를 깊이 눌러썼고, 상당수는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

잇따르는 확진과 사망자 발생 소식에 불안해하는 시민 심리가 역력히 드러나고 있다.

오전 10시에 문을 연 대구 이마트 칠성점에는 오전 8시를 전후해 줄을 서기 시작해 개점 직전에는 수백m까지 줄이 이어졌다.

칠성점은 한꺼번에 많은 시민이 몰릴 것에 대비해 1층 계산대 옆 입구에 마스크를 상자째 쌓아두고 일괄적으로 30장씩 나눠줬다.

시민 대부분 다른 상품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마스크를 받자마자 곧바로 계산대로 향했다.

"마스크 확보 비상"
"마스크 확보 비상"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24일 오전 대구 북구 이마트 칠성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줄지어 서 있다. 2020.2.24

김모(56)씨는 "1인당 30장까지만 판매한다는 안내 문구를 보고 서둘러 가족을 모두 불렀다"고 말했다.

이모(26)씨는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해서 나오기는 했는데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리면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높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구 한 이비인후과 의사는 "시민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을 자제하라고 하면서 한꺼번에 저렇게 많은 사람이, 그것도 실내에 모이게 하면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우려했다.

(박창수 전승현 이덕기 허광무 강영훈 이승민 기자)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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