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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셔스 강제출국 신혼부부 "한국은 확진자수 2위라며 격리"(종합)

송고시간2020-02-2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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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수련원 같은 숙소는 모기·쥐·도마뱀 출몰…환경 열악"

'모리셔스 못가고 두바이서 머물다 왔어요'
'모리셔스 못가고 두바이서 머물다 왔어요'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의 입국 제한으로 두바이에서 머물던 한국인 신혼부부 관광객이 26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0.2.26 kane@yna.co.kr

(영종도=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로부터 강제 출국당한 신혼부부들이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모(33)씨 부부 등 모리셔스에서 출발한 신혼부부 15쌍(30명)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에미리트 항공 EK322편을 타고 이날 오후 5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국내 검역 과정까지 마친 이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20대 새신랑인 임모씨는 "모리셔스 공항에서 여권에 도장을 찍었으면 입국이 된 건데 갑자기 여권을 빼앗고 한국인들을 한곳에 모으더니 4∼5시간씩 검사를 진행했다"며 "검사를 진행하면 14일간 격리되고, 그 후에야 계획한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모리셔스서 입국금지된 한국인 신혼부부 귀국
모리셔스서 입국금지된 한국인 신혼부부 귀국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의 입국 제한으로 격리됐던 한국인 신혼부부 관광객이 26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0.2.26 kane@yna.co.kr

그는 "대부분 신혼여행 온 회사원들이고 일정이 길어봐야 7∼8일인데 일단 14일 격리를 당하고 시작하라니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고 말했다.

김모(33)씨와 임모(31)씨 부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나라니 (격리 조치를) 이해해 달라고 당국자가 말하더라"며 "그 말을 듣는 순간 일이 잘못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김씨는 "2개 건물에 각각 16명, 14명씩 나뉘어져서 숙소가 배치됐는데 모기 같은 벌레에 많이 물렸다"며 "숙소에서 쥐나 도마뱀이 나온 곳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유모(41)씨는 "숙소 샤워실은 공용이었고 선풍기는 4대뿐이었다. 수건도 2명이 한 장을 나눠 써야 할 정도로 열악했다"고 지적했다.

우리 외교 당국의 영사 조력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신혼부부도 많았다.

유씨는 "현지 교민들이 라면을 끓여줘서 먹었고, 대사관에서는 해준 게 없다고 느꼈다"고 지적했고, 김씨는 "영사들이 신경을 쓴다고 쓴 것 같은데 확실한 답변을 해주지 않고 기다리라고만 해서 아쉬웠다"고 전했다.

당시 현지 시간 등 상황을 고려하면 대응이 늦은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입국장 출구에서 만난 최모씨는 "영사는 모리셔스에서 거리가 멀리 떨어진 마다가스카르에 있었고, 우리가 현지에 도착한 시간은 일요일 오후 5시를 넘었을 때였다"며 "그때 일어난 일을 영사가 먼 곳에서 해결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사 협력관이라는 분이 우리들에게 신경을 많이 썼다"며 "숙소 물이나 부족한 음식 등을 많이 챙겨줘 그분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들과 같은 시기에 도착한 신혼부부 가운데, 임신부가 포함된 부부 2쌍은 모리셔스 현지에서 별도로 격리됐다가 이들보다 앞서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모리셔스 공항의 입국심사 단계에서 입국이 거절된 신혼부부 5쌍(10명)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인이면 여권 주시오'
'한국인이면 여권 주시오'

(서울=연합뉴스)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한 신혼부부 가운데 일부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은 모리셔스의 공항에서 현지 출입국 당국 관계자가 우리 국민의 여권을 수거하는 모습.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만난 김모(30)씨는 "모리셔스에 7일간 머물 예정이었는데 공항에만 6시간 있다 돌아왔다"며 "공항에서는 마실 물을 요청해도 무시당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만 앉아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예기치 못한 이유로 신혼여행을 중단한 이들은 국내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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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PQ5hSEjA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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