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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살 수 있다더니…" 정부 발표와 다른 실상에 '분통'

송고시간2020-02-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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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농협 등 찾았다가 허탕…'3월 2일 이후 판매 예정' 안내문

"마스크 사러 왔는데…"
"마스크 사러 왔는데…"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27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우체국 앞에 개점 전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시민들은 우체국 관계자가 마스크는 내달 초부터 판매한다고 설명하자 허탈해하며 발길을 돌렸다.jyoung@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분명 오늘부터 마스크 살 수 있다더니…"

27일부터 우체국과 농협,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고 공적 판매처를 찾았다가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당초 이날 오후부터 마스크 물량이 풀린다고 알려지며 전국에 있는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는 개점 전부터 마스크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4인 가족이 쓸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이날 오전 일찍 부산 부산진구 한 우체국을 들렀던 주부 A 씨도 우체국 입구에 붙여놓은 안내문을 보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체국 입구에는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3월 2일 이후 판매 예정이라는 공지와 그나마도 대구와 청도를 비롯해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지역에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정부 "마스크 수급불안 송구…공적 물량 구축 1∼2일 더 소요"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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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6R1Qhph6QXU

다급해진 A 씨는 창구에 들어가 직원에게 마스크 판매 여부를 문의했으나 3월 이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 정확한 판매 시기나 판매처에 관한 정보는 듣지 못했다.

A 씨는 결국 우체국 옆에 있는 약국으로 갔으나 약국에서도 성인용 마스크는 모두 팔려나간 상태로 아동용 마스크 5장을 어렵게 구했다.

다른 지역의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대전과 광주, 경남 창원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찾아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마스크 구매 위해 줄 선 대구 시민들
마스크 구매 위해 줄 선 대구 시민들

(대구=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7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암2동 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이 정부에서 공급하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정부는 약국과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이르면 27일, 늦어도 28일부터 마스크 350만장을 매일 공급하기로 했다. 이날 해당 우체국은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았다. ondol@yna.co.kr

우체국 직원이 "마스크는 내달 초부터 구매할 수 있고, 읍·면 지역이 아닌 시 지역에서는 온라인을 통해서만 살 수 있다"고 안내하자 기다리던 시민들은 한숨을 쉬며 발길을 돌렸다.

"정부에서는 어제부터 우체국에서 마스크 판다고 해놓고 왜 여기서 안 파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도 있었다.

며칠째 쓰던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시민 B씨는 "정부의 발표를 믿고 마스크를 사러 왔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며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서류로만 판단하는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날을 세웠다.

울산 신정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를 파는지 여부를 묻는 문의 전화가 쉴 새 없이 이어지기도 했다.

대형 유통망을 가지고 읍·면 지역은 물론 시 지역까지 마스크를 판매할 예정이었던 농협 하나로마트 역시 물량 공급이 되지 않아 마스크를 살 수 없긴 마찬가지였다.

일부 실망한 주민들은 "물량 확보도 안 된 상태에서 발표부터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농협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세종시 금남면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판매하느냐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며 "당초 방침이 바뀌어 내달 2일부터 판매한다고 고객분들께 안내해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한정판매하는 대형마트
마스크 한정판매하는 대형마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7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한정판매하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 마트에서는 1인당 판매 개수를 5개로 제한했다. scape@yna.co.kr

공적 판매처는 아니지만,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알려진 대형마트 등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마스크를 구하려는 행렬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대전과 세종지역 코스트코와 이마트트레이더스는 수백명의 시민이 몰려오자 개점 전에 각각 준비된 수량(300박스, 100박스)만큼 번호표를 배부해 30분 만에 동났다.

한 시민은 "앞줄에 계신 분은 새벽 4시부터 나와서 기다렸다고 하는데 이러다 텐트라도 치고 밤새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다.

(박주영 양영석 김상현 한지은 장영은 천정인 기자)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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