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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실이가 느낀 좌절·설렘·희망, 다 제 것이죠"

송고시간2020-02-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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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주연 배우 강말금

포즈 취하는 강말금
포즈 취하는 강말금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출연한 배우 강말금이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28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나이 마흔에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열심히 해오던 영화 프로듀서 일마저 갑자기 끊겨버린다. 친한 배우 집에 느닷없이 가사도우미로 취직했더니, 그 집 불어 과외 선생님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혼자 착각하고 '이불킥'을 날리던 중 마음 따뜻한 주인집 할머니와 러닝셔츠만 입고 자신을 장궈룽(장국영·張國榮)이라 주장하는 남자까지 등장한다.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찬실 이야기다. 다 큰 어른 같으면서도 순수하고 귀여운 찬실을 연기한 배우 강말금(41·본명 강수혜)을 최근 광화문에서 만났다.

"찬실이가 하는 행동 중에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많이 닮았죠. 행동은 다 제 것이잖아요. 촬영 당시 저와 나이도 같았고 어쩌다 보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비슷했고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까 '청춘사업'을 못한 것도 비슷하고, 가난하다는 것도 비슷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찬실이가 느끼는 좌절의 기분, 제가 30대에 배우 생활하면서 맛본 것이거든요. 연하인 훈남이 나타났을 때의 설렘도 잘 알고요. (웃음) 그 감정은 제 것이기도, 감독님 것이기도 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란 제공]

사랑스러운 찬실 덕분인지 영화는 무거워지지 않고 유쾌하다. 곳곳에 관객을 빵빵 터뜨리는 유머도 포진했다.

강말금은 "인생의 어두운 지점을 다루는데 유머러스하고 판타지를 동원해 풀고 있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찬실은 부산 사투리를 쓴다. 처음 시나리오에는 찬실이 사투리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엔 제목도 '눈물이 방울방울'이었어요. 감독님이랑 처음 만나서 맥주 한잔하다 보니까 우리 둘 다 부산 사람이고, 고향 말로 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찬실이 감정을 잘 못 숨기는데, 그런 게 부산 사람들 성격이랑 닮았어요. 그래서 부산 사투리랑 더 어울렸죠."

강말금은 회사에 다니다 서른살에 연기를 시작했다.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단편 영화 '자유연기'(2018)로 영화로 활동 반경을 넓혔고, 여러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과거 강말금이 겪은 좌절은 찬실의 그것과 닮아있다. 예명인 '말금'은 눈물이나 한숨의 흔적이 없는 이름을 만들고 싶어 지었다고 한다.

"대학교 2학년 때 연극회 활동을 하다가 연극배우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그렇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취직을 할 수밖에 없었죠. 괴로운 마음으로 회사 생활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서울로 올라오게 되고, 그때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 싶었죠. 그때가 서른이었고, 연기로 먹고살 수 있는 배우가 되기까지는 또 5년이 걸렸어요."

포즈 취하는 강말금
포즈 취하는 강말금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출연한 배우 강말금이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28
mjkang@yna.co.kr

그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라는 제목의 뜻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라고 표현했다.

"찬실이는 그동안 쥐고 있던 것을 놓고 황량한 벌판에 나와 있잖아요. 그곳에서 먼저 발견한 것은 사람들이고요. 혼자 서서 정말 원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찬실이의 복인 것 같아요."

"내가 한 영화의 페르소나가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강말금은 "교류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세상과 만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포즈 취하는 강말금
포즈 취하는 강말금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출연한 배우 강말금이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28
mjkang@yna.co.kr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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