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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적협력' 화두로 99분…황 "사죄하라" 문대통령 "협력 먼저"(종합)

송고시간2020-02-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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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협의 따라 마스크 착용 안 해…모든 참석자 손 소독 후 입장

황교안 '우한 코로나' 명칭 고수하며 작심 발언…유성엽 "초기대응 명백히 실패"

김상조, 정부대응 설명 중 미흡한 부분 사죄…야당 대표끼리 '신천지' 공방도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논의를 위해 여야 정당대표를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2020.2.28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서혜림 박경준 이보배 이은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머리를 맞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1분부터 4시 40분까지 99분간 국회 사랑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미래통합당 황교안·민생당 유성엽·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회동했다.

코로나19 대응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던 만큼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외에도 각 당 대변인과 비서실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 모든 참석자는 손을 소독한 뒤 입장했다.

방역에 필수이지만 허심탄회한 대화에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듯 참석자들은 사전 합의에 따라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한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발언하는 문 대통령
발언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논의를 위해 여야 정당대표를 만나고 있다. 2020.2.28 xyz@yna.co.kr

문 대통령은 "초당적 협력을 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아왔다"면서 국회가 코로나19 대책특위를 구성하고, 감염병 예방관리법, 검역법 등 '코로나 3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준 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여당인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는 문 대통령의 초당적 협력 요청에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국가적 어려움이 닥치면 여야는 항상 초당적으로 협력했다"며 "국회가 조속히 추경을 통과시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예산을 뒷받침하는 일에 여야가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대표 만난 문 대통령
여야대표 만난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2020.2.28 xyz@yna.co.kr

화기애애하던 사랑재에는 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인사말이 시작되고 나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 왼편에 자리한 황 대표는 '코로나19'라는 명칭 대신 코로나19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들어간 '우한 코로나'라는 이름을 고수하며 작심한 듯 정부의 대응을 비난했다.

황 대표는 "우한 코로나 사태는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감염병 확산 사태였으나 우리나라의 우한 코로나 사태는 인재의 성격을 띠게 됐다"며 "위기의 배경에는 정부의 대응 실패가 결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과 총리 등 정권 전체가 너무 안일하고 성급했다"고 한 황 대표는 모기장을 열어놓고 모기를 잡으려는 것에 빗대 코로나19 사태 초반 중국발 입국금지 조처가 취해지지 않은 이유 등을 따져 물었다.

민생당 유성엽 대표도 "안타깝게도 정부의 코로나 초기 대응은 명백히 실패했다"며 정부 대응 비판에 가세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인 입국자를 이미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에 전면 입국금지는 실효성이 없다"며 "전면 입국금지를 하면 우리 쪽 불이익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문 대통령 면전에서 대국민 사죄를 요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 신천지 문제를 시급한 이슈로 거론하며 "우선은 이 문제에 어떻게 초당적으로 대응해 협력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참석자는 "문 대통령이 초동 대처 미흡과 관련해 책임을 느끼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말씀을 수차례 하셨다"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정부 대응을 브리핑하면서 미흡한 대응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발언하는 황교안 대표
발언하는 황교안 대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2.28 xyz@yna.co.kr

확진자를 치료하기 위한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경북 지역 환자를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는 문제가 거론되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섰다.

노 실장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도 되는 환자는 경증환자나 무증상자"라면서 "중환자를 옮기다가 사망한 사례가 나오는 등 타지역으로의 환자 이송은 위험하다는 전문가 경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경증환자를 이송한다 해도 이분들은 자가격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입원을 원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자가격리와 입원의 중간 단계인 시설격리가 검토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천지 문제가 화두가 된 대목에서는 야당 대표 간 논쟁도 있었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는 황 대표에게 심 대표가 "사태 초기엔 쟁점이었을지언정 지금은 신천지가 문제 아니냐"며 "신천지 교인이 어떻게 감염됐는지 불확실하고 원인도 모른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일각에서 통합당과 신천지를 엮고자 집단적으로 댓글을 단다는 의혹이 있다"며 "(댓글 달기가) 모든 정당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정당 간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선거 연기 가능성과 관련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신천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봐야 판단이 설 것 아닌가"라는 취지로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도 "3월 20일께 가봐야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거들었다.

황 대표는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를, 유 대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를 넘어 현 정부의 핵심적인 경제 정책 방향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그것은 오늘 토론 주제가 아니다"라며 "경제활력 저하는 사실이지만 그 원인까지 토론하는 자리는 아니니 오늘은 일단 피해 최소화에 힘을 모으자"고 밝혔다.

99분간의 회동 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등은 각 당의 정책위의장이 만든 초고를 토대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 내용을 반영해 합의문을 작성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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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PA132Wsbd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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