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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김치 처지 해운대보건소 직원들, 뜻밖의 감사편지에 눈물

송고시간2020-03-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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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음성 판정받은 진주 거주 대학생 "감사하고, 힘내세요"

해운대구 "하루에도 수십건 민원…감사 편지 직원에게 위로"

"감사합니다" 대학생의 편지
"감사합니다" 대학생의 편지

[해운대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 검사를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매일 엄청난 민원에 시달리는 부산의 한 보건소에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멀리 진주에서 배달된 편지에 직원들은 눈물을 흘렸다.

2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해운대보건소 민원실에 작은 택배 상자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체온계와 함께 손으로 쓴 편지 한장이 들어있었다.

편지는 해운대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한 대학생이 쓴 것이었다.

부산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 학생은 지난달 18일 해운대구 친구 집에 놀러 왔다가 발열 증세가 있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검사 후 학교 기숙사로는 가지 못해 바로 진주 자택으로 향해야 했는데, 교통편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중 보건소가 구급차를 이용해 귀가를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 대학생은 편지에서 "직접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며 체온계 반납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나마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서 "직원분들 정신없으시고 바쁘셨을 텐데 저를 진주까지 이송할 방법을 찾아주시고 집까지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썼다.

또 "최근에 부산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선별진료소에 오는 사람도 많을 텐데 조금만 더 힘내세요"라고 덧붙였다.

구는 한 달째 비상 근무를 하면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보건소 직원들이 편지를 읽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평소였다면 담담하게도 읽을 수 있었던 이 편지가 코로나 방역망 최우선에서 일하면서도 항상 엄청난 항의에 시달리기만 했던 직원들에게 한줄기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해운대구는 "매일 오후 9시, 10시를 넘기며 비상 근무를 하지만 직원들은 엄청난 항의 전화에 시달린다"면서 "'확진자의 집 주소를 아파트 동, 호수까지 정확하게 공개하라'거나 '왜 내가 자가격리를 당해야 하나'는 등 항의가 하루 수십통씩 오고, 통화당 20분 넘게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직원들이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주민들께서도 힘을 내시고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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