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바다세상Ⅱ](4) 빨강·노랑·하양…색깔이 있는 바다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 하늘 높이 하늘 높이 뭉게구름 피어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초기작인 일본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1978) 주제가 첫 구절은 푸른바다로 시작한다.

사람들은 흔히 바다를 푸르다고 하는데 지구의 모든 바다가 푸른빛만 띠는 것은 아니다.

이름에 색깔을 나타내는 말이 들어간 바다를 보면 인도양의 홍해(Red Sea),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 황해(Yellow Sea), 러시아의 백해(White Sea), 지중해에 붙어 있는 흑해(Black Sea) 등이 있다.

모세가 바다를 갈라 길을 내는 기적을 보인 곳으로 유명한 홍해(Red Sea)는 인도양 북쪽에 있다.

홍해는 산호가 살 정도로 따뜻하고 아주 맑은 바다다.

성경에는 모세가 이집트에 내린 재앙의 하나로 홍해를 피바다로 만들었다고 한다.

해양 전문가들은 홍해를 붉게 만든 것은 붉은색을 띠는 식물플랑크톤이 번성해 바다가 붉게 보이는 적조(Red Tide)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도 한다.

붉게 보이는 부분은 홍해 일부지만, 성경 내용이 워낙 유명해 이 일대 전체가 홍해로 불렸다는 견해도 있다.

홍해의 옛 이름은 라틴어로 루비처럼 붉은 바다를 의미하는 'Mare Rubrum'이라고 한다.

황해는 중국 동부 해안과 한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쪽에 있는 바다라고 해서 서해(西海)라고 부른다.

이 바다는 중국 황하(黃河) 강물이 운반해서 바닷물 속에 침전시키는 황색 진흙 때문에 황색을 띤다.

특히 여름철 홍수가 지면 더욱 많은 진흙이 바다로 운반돼 황색으로 물든다.

백해는 러시아 북쪽에 위치한 바다다.

1년에 200일 이상이 흰 얼음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몹시 추운 지역에 있다 보니 얼음과 눈으로 덮여 있는 시간이 많아 하얗게 보인다.

하얀 바다는 운치가 좋긴 하나 바다를 이동로로 이용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장애물이다.

얼음 바다를 헤치고 유럽으로 나갈 수가 없어 백해와 북유럽 발트해를 연결하는 인공수로가 생겨났다.

검은 바다를 의미하는 흑해는 백해보다 검게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흑해는 지중해와 더불어 다양한 교역이 활발하게 진행된 곳이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만큼이나 흑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의견이 많다.

우선, 안개가 자주 껴서 앞이 전혀 안 보인다는 의미가 있다.

또 바람이 많고 파도가 높아 무섭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최근에는 해저에서 황화수소가 배출되면서 해저 바닥이 검은색으로 보인다는 과학적 설명도 나왔다.

흑해는 터키 연안에 있기 때문에 터키어로 검다는 뜻인 '카라'를 붙여 '카라해'(karadeniz)라고도 한다.

이는 러시아 카라해(Kara Sea)와는 전혀 다른 바다다.

[참고문헌]

1. 조홍연, '인도양에서 출발하는 바다 이름 여행'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 26), 2014.

2.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홈페이지 '해양지식in' (http://www.kiost.ac.kr/cop/bbs/BBSMSTR_000000000098/selectBoardList.do)

pitbul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3/08 08: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