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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조달청 Vs 마스크 업체 계약조건 갈등 진상은?

송고시간2020-03-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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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업체 과거 하루생산량의 5배로 주7일 돌려야 조달청 요구 맞춰

납품가로 평소의 76% 제시받자 업체 '발끈'…"마스크 생산 중단" 선언

조달계약도 법상 일반계약과 동일, 강제는 아냐…조달청 "가격·물량 협상중"

마스크 수급 부족 (PG)
마스크 수급 부족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수급난 속에 마스크 생산 업체가 정부의 요구사항에 반발해 '생산중단'을 선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치과용 마스크 생산업체인 이덴트는 5일 홈페이지에 "조달청이 생산원가 50% 정도만 인정해주겠다는 통보와 일일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동안 자부심을 갖고 생산해왔던 이덴트 마스크 생산이 중단됨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라 마스크 생산업체는 생산량의 80%를 조달청을 통해 공적 판매처에 공급해야 하는데, 조달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과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을 강요해 부득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달청이 요구한 마스크 가격과 수량이 어느 수준이길래 이덴트가 이처럼 반발하는 것일까?

연합뉴스가 7일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공고'를 통해 확인한 결과 조달청이 이덴트에 제시한 마스크 납품가격은 개당 120원이고, 공급 물량은 오는 6월30일까지 총 896만개였다.

이덴트의 마스크 생산 원가는 확인되지는 않지만, 이덴트는 그동안 개당 158원에 마스크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 이덴트 측이 주장하는 마스크 하루 생산량은 1만4천여개다.

조달청 요구대로라면 당장 7일부터 납품을 하더라도 과거 하루 생산량의 5배가 넘는 7만7천241개를 휴무일도 없이 매일 생산해 납품해야 한다. 또 가격 조건은 평소 납품가보다 24% 싼 수준이다.

'마스크 생산 규모 확대'
'마스크 생산 규모 확대'

(평택=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우일씨앤텍에서 관계자들이 마스크 생산을 하고 있다. 이 업체는 인력 증원 및 특별근로를 통해 생산 규모를 2배 이상 늘려 생산중이다. 2020.3.6 cityboy@yna.co.kr

다만 조달청이 요구한 계약 내용은 조달청이 일방적으로 내놓은 '계약의 청약'이어서 이덴트가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조건은 아니다.

조달계약도 법적으로 일반계약과 같기 때문에 실제 계약 내용은 조달청과 이덴트 측의 협상을 통해 수정될 수 있다. '조달사업법'에 따르면 조달계약은 조달청이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달청과 납품업체가 합의해야 체결된다.

조달청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마스크 조달계약은 조달청이 업체에 강제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양 당사자가 합의해야 체결되는 계약과 같은 것"이라며 "조달청이 요구한 가격과 공급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합의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생산량과 관련, "총생산량의 80%를 공적 판매처로 납품하면 되기 때문에 협의 과정에서 실제 생산량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 충분히 수정될 수 있는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논란 직후 기획재정부도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특정업체와의 사례는 해당 업체와 잘 협의해서 업체가 적정한 가격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적 마스크 유통 점검하는 정무경 조달청장
공적 마스크 유통 점검하는 정무경 조달청장

(서울=연합뉴스) 정무경 조달청장(오른쪽)이 6일 마스크 공적 물량 유통기업 지오영 인천물류센터를 방문해 마스크 유통 점검을 하고 있다. 2020.3.6
[조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협상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덴트가 '생산중단'을 선언한 또 다른 배경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생산량의 80%를 조달청을 통해 공적 판매처에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강제계약 요구'로 받아들였을 수 있으나 연합뉴스의 코멘트 요청에 이덴트 측은 "아직 정해진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hyun@yna.co.kr)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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