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연합정당' 공식 제동…"어떤 경우도 참여 않겠다"(종합)

서혜림기자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정의당이 범여권 진영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되는 비례대표영 선거연합정당에 대한 불참 입장을 공개 선언했다.

정의당은 8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전국위원회 뒤 특별결의문을 채택, "어떤 경우라도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이하 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이 이 같은 입장을 굳힘에 따라 범진보 진영 참여를 전제로 민주당 지도부에서 검토 중인 비례용 연합정당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의당은 결의문에서 "스스로를 부정하며, 변화의 열망을 억누르고 가두는 졸속정치에 가담할 생각이 없다"며 "당장 사명을 버리고 이익을 좇을 만큼 우리가 걸어온 길이 가볍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합정당 참여를 검토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원칙은 사라지고, 반칙에 반칙으로 맞서겠다는 집권당의 태도는 정당정치를 송두리째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의 '대통령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연합정당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기득권 세력이 그어 놓은 선은 위장된 공포"라며 "반드시 그 선을 넘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의당의 결정은 연합정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명분을 저버리고 결과적으로 21대 총선에서 범진보 진영 비례대표 몫을 키우지도 못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는 다른 케이스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동창업'이라는 형식 말고는 통합당 전례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의당의 판단이다. 결국 진보·개혁진영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의당은 결의문에서 "여권발 비례용 위성정당이 탄생하면 반칙이 난무하는 정치를 만들어 국민을 등 돌리게 하고 결국 투표율 저하로 귀결될 것"이라며 "(나아가) 진영과 진영의 대결구도로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투표할 이유를 상실케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다양성이 보장된 제도 아래에서 가치에 맞는 정당에 투표하려는 사람들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한다"며 "거대정당, 제1당, 집권여당 아래에 줄 세우기를 강요해 진보·개혁 진영을 사분오열시키고 낙인찍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다만 연합정당에는 분명히 선을 긋고 나섰지만,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대신 정의당을 포함한 소수야당에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분할투표' 방안에 대해선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런 식의 '공조'가 이뤄진다면 일부 지역구에서 민주당과의 선거연대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런 '시나리오'의 실현을 위해선 민주당의 결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정의당의 주장이다. 공을 민주당에 넘긴 셈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으로선 정의당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민주당이 어떻게 할지 결정만 남은 것"이라며 "비례를 내든지, 일부만 내든지, 외부의 위성정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공조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거나 외부 위성정당을 그대로 둔다면 정의당은 두 '꼼수 정당'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전국위는 이날 4·15 총선을 위한 지역구 후보 70명과 비례대표 후보 29명 등을 인준했다.

선출 결과에 따른 여성 할당 현황을 보면 지역구 22.9%, 비례대표 62%로 당규에 규정한 '전체 후보자 30% 이상 여성 할당' 원칙을 지켰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hrse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3/08 19:0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