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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 첫날 오전엔 혼선…오후엔 순조롭게 구매(종합)

송고시간2020-03-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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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기자
김선호기자

발길 돌리고 구매 줄 길어지자 번호표 배부 약국도 등장

오후 들어 공적마스크 입고되자 마스크 구매 시민 북적

마스크 5부제 '허탕'…마스크 미입고
마스크 5부제 '허탕'…마스크 미입고

[차근호 기자]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차근호 김선호 기자 =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9일 오전 8시 30분 부산 수영구 망미동 한 약국.

약국 문을 열기도 전부터 5명이 줄을 섰다.

중장년층으로 보이는 남성 3명, 여성 2명이었다.

60대 남성은 "혹시나 사람이 많이 몰릴까 봐 일찍 나왔다"며 "20분 정도 기다렸는데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약사가 셔터를 올리자마자 약국에 들어서서 신분증을 내밀고 KF94 방역용 마스크 2장씩을 손에 쥐었다.

약국 문 열자마자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줄
약국 문 열자마자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줄

[조정호 기자]

한 여성은 약사에게 마스크 몇장 더 살 수 없냐고 물었지만, 약사는 1인당 2장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약국에 들어선 한 60대 여성은 마스크 5부제 시행 내용을 착각해 안타깝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월요일인 이날은 태어난 연도 끝자리가 1·6으로 끝나야만 마스크를 살 수 있었지만, 이 여성은 1952년생이었기 때문이었다.

마스크 구매 번호표 받는 시민들
마스크 구매 번호표 받는 시민들

[차근호 기자]

약사는 이 여성에게 "내일(화요일) 다시 오라"고 안내했다.

500여m 떨어진 연제구 연산동 한 약국에서는 제법 줄이 길었다.

순조롭게 마스크 판매가 이뤄지는 와중에 7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약사와 약간의 고성이 오갔다.

이 남성은 "내 것 외에 손자 녀석 마스크를 사고 싶다"고 했으나 약사는 구비서류를 들고 와야 한다고 거절했다.

식약처는 마스크 5부제 대리 구매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공적마스크 사려는 시민들로 북적거리는 약국
공적마스크 사려는 시민들로 북적거리는 약국

[조정호 기자]

10세 이하 어린이와 80세 이상 고령층은 대리 구매가 가능하지만, 이들과 함께 산다는 주민등록등본 등 구비서류를 제시해야 하며 해당 어린이나 고령층 역시 태어난 연도가 마스크 5부제 요일과 맞아야 한다.

부산시청 인근 한 약국에는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지만, 아직 공적 마스크가 입고되지 않은 상태였다.

약국 측은 문의가 계속 이어지자 '마스크 아직 안 왔음(미입고)' 공지문을 붙여놨다.

공공 마스크 미입고 안내문
공공 마스크 미입고 안내문

[차근호 기자]

1951년생 남성은 "마스크 5부제를 한다고 해서 아침을 먹자마자 나왔는데 허탕 칠 줄 몰랐다"며 "오늘 마스크를 못 사면 아내랑 마스크 1장으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한 메디컬센터에 입주한 약국은 공적 마스크 미입고로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많아지자 자체 번호표를 부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약국 약사는 "시민들이 시간을 내서 왔는데 또 줄을 서게 해서 죄송한 마음에 예약제를 생각했다"며 "보통 오후 2∼3시쯤 공적 마스크가 입고됐는데 번호표를 받은 분들은 그 이후에 오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적마스크 구매 안내문
공적마스크 구매 안내문

[식약처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마스크 구매 번호표를 받기 위해 10여명이 줄을 서는 바람에 일반 처방전 고객이 약을 타는 데 불편을 겪기도 했다.

공익요원인 신모(23) 씨는 평소 출근보다 30분 이른 오전 8시 20분쯤 해운대 집을 나서 마스크를 구매하려 했지만 허사였다.

집 앞 상가 약국은 아예 문을 열지 않았고, 근무지로 가는 길에 있는 약국 2곳 모두 '오후 3시부터 판매'라는 쪽지만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모 상가 약국에는 아침부터 마스크 구매고객이 방문하자 '오전 9시부터 예약받습니다. 물건은 오후 5시에 받으러 오세요'라고 써 붙이기도 했다.

오전 아직 공적마스크가 입고되지 않은 약국이 많다는 소식이 퍼지자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 정보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공적 마스크 입고가 늦어져 일부 약국에서 혼선이 빚어진 오후와 달리 오후에는 공적 마스크가 속속 들어오면서 약국마다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한 시민은 "대형마트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고도 못 사던 마스크를 동네 약국에서 살 수 있어서 좋다"며 "1인당 구매 수량이 한정돼 아쉽긴 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참을 만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날 일선 지자체 공무원 700여명을 약국 1천534곳으로 보내 마스크 배부 업무를 도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권역별로 공적 마스크 입고 시간 차이가 크게 났다"며 "문자 발송 시스템을 이용해 마스크 5부제 판매가 빨리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날 하루 부산에서 38만6천610장 마스크가 판매될 것으로 파악했다.

ready@yna.co.kr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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