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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코로나발 세계적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마스터플랜 시급하다

송고시간2020-03-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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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의 쓰나미가 지구촌을 덮치고 있다. 아시아 증권시장의 폭락세가 도미노처럼 유럽을 거쳐 미국까지 휩쓸며 뉴욕증시는 9일(현지 시각)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공포 지수가 극에 달하면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의 대표 주가지수, 다우지수 등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이날 모두 7% 이상 자유낙하했다. 1929년 대공황, 1987년 뉴욕 증시 대폭락, 2008년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 때의 '블랙먼데이'를 떠올리는 대폭락이었다. 주가뿐이 아니라 국제원유 가격도 하루 새 무려 30% 이상 떨어졌고, 채권가격은 치솟았다. 전날 4% 이상 떨어졌던 코스피는 10일에도 전장보다 11.92포인트(0.61%) 빠진 상태에서 출발하는 등 기술적 반등의 모멘텀마저 좀처럼 찾지 못했다. 보수적 입장에서 사태를 지켜보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세계 대유행(팬데믹)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누적 확진자가 1만명, 사망자 500명에 육박하는 이탈리아는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초강수를 뒀다. 세계 경제에 덮친 코로나19 쇼크로 수출의존형 개방국가인 한국에 미칠 영향은 현시점에서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신천지 집단 감염 이후 방역에 초점을 맞췄던 우리 정부도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바빠졌다. 변동성이 높아진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11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 지정대상을 확대하고 금지 기간을 늘리는 대책을 내놨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싸게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지만, 주가 하락 때 내림세를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필요하면 시장안정조치를 또 내놓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과열 종목 지정요건 완화가 핵심이지만 폭락장세가 이어진다면 2008년 금융위기 때,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한시적으로 사용했던 전 종목 공매도 금지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가세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동원 가능한 정책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분히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현실화하며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마스터플랜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비롯해 피해자와 피해기업 지원을 위해 11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우선은 급한 불이야 끄겠지만 앞으로 불어올 엄청난 경제적 후폭풍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재난 기본소득 지원을 거론했다. 대한상의는 추경의 규모를 40조원 규모로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기본소득 원칙대로 모든 국민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것은 재정 여력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변형된 형태의 기본소득 지원은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지역이나 소득분위로 대상을 한정해 현금이나 지역 한정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은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생산과 수출 시스템이 동시에 위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교역량의 급속한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며 일상생활이 무너지며 자영업자와 중소 협력업체들은 이미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고는 있다지만, 앞으로 닥쳐올 경제적 쇼크를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경의 확대 또는 재편성 검토, 금리 인하는 당연하고 산업·금융 전 분야에 걸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비한 종합대책을 시급히 검토하길 바란다. 단기적인 불안을 잠재우는 것을 넘어서 우리 경제의 갈 길을 멀리 보고 안전판과 징검다리를 준비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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