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현황 정보 처리 과정서 반영 시간 걸려…"사전에 전화 필수"
일선 약국 항의 잇달아…약사 "시스템 뒷받침돼야 시민이 고생 안 해"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11일 오전 9시 부산 연제구 한 약국.
부산시청에 출근하는 공무원 김모(32) 씨는 이날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한 마스크 판매·재고 알림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마스크 재고가 있는 약국을 찾았지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분명히 앱에는 이 약국에 30장 미만 마스크가 있다고 나와 있었지만 실제로는 마스크가 없었던 것이었다.
300여m 떨어진 인근 약국도 마찬가지였다.
마스크 재고 상태가 '부족'(30장 미만)이었지만 마스크가 이미 어제 다 팔리고 남은 게 없어 헛걸음만 한 셈이었다.
앱에서 공적마스크 보유량이 100장 이상인 '충분' 상태였던 연제구 거제동 한 약국은 전화 문의 결과 마스크 재고가 200장 이상 있었지만 오전 9시부터 10분 만에 동이 났다고 약사는 전했다.
마스크가 다 팔렸지만 1시간이 지나도록 이 약국의 마스크 재고상태는 여전히 '충분' 상태로 남아있어 시민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공적 마스크 판매처 위치와 재고 수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11일 오전 시작됐지만, 마스크 판매 정보가 제때 반영되지 않아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는 공적 마스크 판매 데이터를 민간기업 등에 제공해 굿닥과 웨어마스크·마이마스크·콜록콜록마스크 등 개발사 10여곳이 이날 오전 8시부터 공적 마스크 판매 현황 등을 알리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비스가 시작된 앱이나 웹서비스는 굿닥 등 소수에 불과했다.
상당수 앱과 웹서비스 사이트는 접속 자체가 안 되거나 에러 공지가 떴다.
굿닥의 마스크스캐너, 포털사이트 '약국사이트' 검색에서는 약국과 마스크 재고량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실제 수치와 달랐다.
마스크 재고 알림 서비스를 통해 마스크를 구매했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재고량이 실제와 달라 못 샀다는 사례도 속출했다.
일선 약국에서는 잘못된 정보로 마스크를 못 샀다며 항의하는 이들도 있어 사흘째 공적 마스크 판매로 힘든 약사들을 더욱 지치게 했다.
이 때문에 일부 마스크 알림 앱 등에는 '3월 14일까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베타 서비스 기간'이라며 '마스크 재고 현황 정보가 데이터 처리 및 전송으로 인해 실제 현황과 5∼10분 정도 차이가 난다'는 공지글을 띄우기도 했다.
마스크 재고 현황 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정보화진흥원(공공데이터 포털)이 제공한다.
한 약사는 "약국에서 실시간으로 구매자 정보를 등록하지 않으면 마스크를 판매할 수 없는 구조"라며 "결국 실시간 마스크 재고 정보를 앱이나 웹서비스가 못 따라간다면 시민만 고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도 이날 오후 3시부터 심평원 자료를 기반으로 한 '부산시 공적 마스크 재고 알림' 서비스(www.busan.go.kr/maskinfo) 운영을 시작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마스크 재고 알림 서비스를 참고하되 약국에 가기 전 전화로 재고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win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년03월11일 15시46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