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반대' 금태섭 경선탈락 후폭풍 불가피…선거판세 영향 주목
송고시간2020-03-12 22:24
친문 당원 결집 영향 분석…강선우 "가산 없이 65% 받았다"
당 일각 "조국 사태에 금태섭 탈락까지…중도층 흔들릴라" 우려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공천 경선에서 현역인 금태섭 의원이 탈락하면서 당 안팎에 파장을 낳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2일 발표한 7차 경선 결과에서 원외 도전자이자 여성 후보인 강선우 전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가 금 의원을 꺾고 서울 강서갑에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이 경선 결과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지역구의 친문(친문재인) 당원들이 결집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동안 금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기권표'를 던지는 등 '소신 행보'를 보이면서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지탄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을 비난하는 '문자폭탄'과 관련된 소회를 올리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에서 강서갑을 경선 지역으로 결정할 때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우선 정봉주 전 의원이 '빨간 점퍼 민주당을 솎아내야 한다'며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구 당원들이 금 의원의 탈락을 원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정 전 의원은 하지만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 관련 재판이 종결되지 않은 점 등이 고려돼 부적격 판정을 받고 출마가 좌절됐다.
그 뒤를 이어 '조국백서'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내 '조국 내전' 양상까지 벌어졌다.
금 의원은 김 변호사의 도전에 대해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 없다"고 견제구를 날렸고, 김 변호사는 "왜 허구적인 '조국 수호'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느냐"고 맞받아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결국 김 변호사가 경기 안산 단원을에 전략 공천되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강 전 교수와 겨루게 된 금 의원이 끝내 이날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금태섭 배제'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도층 표심이 다시 한번 출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국사태에 이어, '민주당만 빼고' 칼럼 고발사건,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 참여 문제로 계속 중도층이 흔들리는 일들이 이어져 왔다"며 "여기에 금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당원들의 결정이나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경합 지역이 많은 수도권에는 악영향을 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강 전 교수가 승리한 요인으로는 친문 지지자들의 결집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강 전 교수는 당선 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가산없이 제가 65% 정도였다"며 "권리당원과 일반시민에서 비슷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경선은 당원 50%, 일반시민 50% 여론조사로 치른다.
이와 함께, 강 전 교수는 여성에 부여되는 25%의 가산점도 받았다.
강 전 교수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경선에 도전한 바 있으며, 당시 당선 순위권 밖인 후보 29번을 받았다. 당시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로 '장애인 정책'에 중점을 두고 의정활동을 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당 부대변인과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금 의원의 탈락에 대해 일각에서는 계산된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금태섭을 어떻게든 떨구겠다는 분위기가 이미 형성돼 있었던 것 같다"고 썼다.
hrse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3/12 22: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