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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러 왔다"던 김형오, '화살받이'로 퇴장…논란 잠재워질까(종합)

송고시간2020-03-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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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규 기자
홍정규기자

김미균 '친문행보' 논란일자 하루만에 공천철회…金 "도리 아니다" 함께 퇴진

컷오프 번복, 영남권 반발, 강남벨트 논란 등 후유증…"하늘에 부끄럽지 않다"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 사퇴하는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 사퇴하는 김형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관위원장직 사퇴의 뜻을 밝히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0.3.13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슬기 이동환 기자 =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지역구 공천을 진두지휘해 온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전격 퇴진했다.

공관위원장을 맡으면서 "죽으러 왔다"고 했던 것처럼 공천 막바지에 불거진 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안고 '화살받이'를 자처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제 마무리 작업이 남았는데, 지금이 중요한 시점도 되고, 아무래도 내가 떠나는 게 맞겠다 (생각했다)"며 "모든 (비난) 화살을 나한테 쏟으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애초 이번 주 중 대부분의 공천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에 퇴진할 계획이었다. 예정보다 시점이 다소 앞당겨진 것은 전날 발표한 서울 강남병 우선추천(전략공천)이 방아쇠가 됐다.

공관위는 강남병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전략공천했는데, 김 대표의 최근 행적을 둘러싸고 '친문(친문재인) 행보'를 보였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사회관계서비스망(SNS)을 중심으로 김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라는 소문이 확산했다. 김 대표가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에게 받았던 선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게시글 등이 입길에 오른 것이다.

신보라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에 분노하며,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조국 사퇴'를 부르짖던 지난해 9월 어떤 청년(김 대표)은 문 대통령이 보낸 추석 선물을 받고 감사하다는 페북 글을 올렸다"고 그를 공개 저격했다.

강남 지역 당원들과 보수성향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항의도 빗발쳤다.

김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관위 결정 후) SNS에서 하루 사이에 제가 '문빠'(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가 돼 있더라.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진화를 시도했지만,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김 위원장은 그의 기자회견 직후 사퇴를 발표했다.

동시에 김 대표의 강남병 공천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김미균 대표의 해명에도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김미균 후보 같은 원석 같은 분의 공천을 부득이 철회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적·도의적으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제가 사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사퇴 소식에 김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괜찮은데 우리나라는 괜찮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나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이념으로 나누는, 성별로 나누는, 연령으로 나누는, 지금 우리는 괜찮지 않은 것 같다"며 "김 위원장님, 사퇴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바람'과 달리 김 위원장이 사퇴하게 된 데는 최근 그의 작품(공천)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나오면서 '사천'(私薦), '막천'(막장 공천) 비난이 나온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공천 배제(컷오프)를 당한 의원들 사이에선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배제의 기준이나 대안으로 내세운 인물을 놓고 김 위원장의 개인적 친분이나 감정, 또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강남병과 함께 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강남벨트'(강남갑 태영호, 강남을 최홍) 전략공천의 적절성 논란, 그리고 황교안 대표의 요구로 컷오프가 번복된 민경욱(인천 연수을) 의원이다.

또 컷오프 비율이 높은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재의 요구가 빗발치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도 김 위원장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저뿐 아니라 (공관위원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선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임했다"며 이번 공천 과정이 오로지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만 보고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어렵게 영입을 하면 '사천'이라 그러고, 옛날 사람이나 경륜 있는 분을 추천하면 '돌려막기냐' 이런 식"이라며 공천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물러나면서도 자신이 이끌어온 공관위의 '개혁 공천' 기조가 외부의 '입김'에 의해 흐려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공관위원장직을 이어받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김종인 전 대표가 문제를 제기한 강남갑·을 공천의 번복 가능성에도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입장발표 하는 미래통합당 김미균 서울 강남병 후보
입장발표 하는 미래통합당 김미균 서울 강남병 후보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된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0.3.13 jeong@yna.co.kr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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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6g1B1Sx3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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