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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Ⅱ](5) 조개가 만든 불순물의 변신 '진주'

송고시간2020-03-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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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는 보석, 기원전 4500년 유적서도 발견

생성 원리 토대로 핵 삽입해 '양식 진주' 생산

진주목걸이
진주목걸이

[신세계센텀시티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6월의 탄생석인 진주는 건강, 장수, 행복을 의미한다.

나이, 옷차림,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보석이다.

다이아몬드 못지않은 매력을 가진 진주는 조개의 몸속에서 만들어진다.

조개는 물을 입수관(入水管)으로 빨아들여 물속에 포함된 유기물을 걸러 먹고 나머지는 다시 밖으로 내보낸다.

이때 물에 섞여 들어온 여러 가지 불순물을 미리 걸러 내지만, 간혹 조갯살 속까지 파고 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단단한 불순물은 조개껍질 안쪽에 붙거나 조개의 몸속을 돌아다니게 된다.

이 불순물이 조갯살에서 나오는 조개껍데기를 만드는 물질이 서서히 둘러싸이면 조금씩 커진다.

바로 이것이 진주다.

조개껍데기에 붙은 진주
조개껍데기에 붙은 진주

[촬영 임동근·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는 조개 몸속에 들어왔지만,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한 찌꺼기들이 조개가 만들어내는 물질에 둘러싸여 조개껍데기 안쪽처럼 매끈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특별히 가공하거나 다른 보석처럼 광맥을 찾아 채굴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도 손에 넣을 수 있다.

기원전 4500년 바빌론의 비스마야 유적과 기원전 2540년 이집트 제6왕조 무덤에서 진주가 발견됐다는 기록도 있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진주에 관한 기록이다.

기원전 2000년 무렵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페르시아 유적에서도 진주 목걸이가 나왔고, 기원전 400년 무렵 페르시아 왕궁터에서도 목걸이 형태 진주가 출토됐다.

기원전 1세기에 살았던 클레오파트라 여왕도 유난히 진주 목걸이를 즐겨 착용했다고 한다.

다이아몬드 반지
다이아몬드 반지

[롯데백화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보석 중에 가장 단단하고 화려하며 고급스러운 것으로 다이아몬드를 꼽는다.

그러나 천연의 아름다움을 지난 보석은 진주라고 여겨진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연마하는 방법을 발명하기 전까지는 진주가 최고의 보석으로 대접받았다.

다이아몬드가 나오면서 진주 인기가 주춤하기는 했으나 자연에서 얻는 데다 공급이 한정된 자원이라 다이아몬드에 버금가는 보석으로 남아있다.

진주양식장 진주와 목걸이
진주양식장 진주와 목걸이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모양과 광택 등에서 보석의 가치가 있는 좋은 진주를 생산할 수 있는 조개는 극히 제한적이다.

온대 지역이나 산호초가 있는 열대 바다에 사는 종들이 주로 질 좋은 진주를 생산한다.

그중에서도 양질의 진주를 쉽게 생산하는 조개를 진주조개라고 부른다.

하지만 자연에서 모양이 완벽하게 동그랗고 크기가 5㎜ 이상인 진주를 만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진주 수요는 많은데 보석으로서 가치를 가진 진주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사람들은 직접 진주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조개 속에서 진주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응용해 인공적으로 진주를 키우는 데 성공했고, 이렇게 생산한 진주를 '양식 진주'라고 한다.

진주 양식을 위한 핵 삽입 준비
진주 양식을 위한 핵 삽입 준비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를 양식하려면 우선 3년 정도 자란 조개를 골라 진주의 핵을 삽입한다.

어느 정도 자란 조개를 고르는 이유는 핵을 삽입하기 위한 알주머니 절제 수술을 견딜 수 있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수술로 생긴 상처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하기 때문이다.

핵을 삽입한 이후에는 인공적으로 온도를 조절해 알 등을 미리 방출 시켜 알주머니를 깨끗하게 비운다.

진주를 울퉁불퉁하지 않게 만들고, 진주를 만드는 세포가 핵을 감싸는 과정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양식 진주는 조개의 알주머니를 잘라서 그 속에 종양을 넣어 키우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진주 양식은 바다가 아닌 담수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담수 진주 양식은 3000년, 바다 진주 양식은 1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담수 진주 양식을 처음 시작한 중국은 1000여년 전부터는 다양한 모양의 진주를 생산하는 기술을 갖췄다.

[참고문헌]

1. 박흥식·김한준, '바다가 만든 보석, 진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 25), 2013.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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