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뉴스피처] 사이버대 된 대학들, 등록금 돌려주나요?

송고시간2020-03-17 07:0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이은정 기자
이은정기자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Y3gaUx7w8Zc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학 등록금을 일부 반환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하고 이후 몇 주간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그 배경입니다.

현재로선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학교에 다니는 시점은 4월이 됐는데요.

이에 27개 대학 총학생회 연대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는 등록금 반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 85.2%가 등록금 일부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그중 62.7%는 매우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또 대학 대응조치에 따른 피해 관련 설문에선 '실기, 실험, 실습 등 온라인 대체가 불가한 수업 대안 미비'가 49.4%, '온라인 수업 대체로 인한 수업 부실'이 40.9%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전대넷 전다현 공동의장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학사일정 조정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 또 2주 동안 온라인 강의로 대체해 실질적으로 강의의 질이 낮아지는 데 따른 등록금 반환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실습, 실기, 레슨을 받아야 하는 예체능 전공 학생들은 더욱 막막합니다.

D대학 피아노과 이 모 학생은 "음악학과의 일대일 개인 레슨이나 전공 심화 수업은 악기로 수업해야 해 온라인 강의가 불가능하다"며 "실기 수업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하는지 정확한 공지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강의에 나선 교수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 최태호 공동대표(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는 "전국 대학교 중 방송, 동영상 강의를 제작할 수 있도록 갖춰진 학교는 1%가 안 된다"며 "그런 상황에서 교수들에게 동영상을 빨리 제작하라고 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문제"라며 "대학에서 갑자기 서버를 구축하고 인력을 충원하려면 돈이 든다. 그런데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하니 등록금을 일부 반환하라고 얘기하고, 교육부에서는 지원해줄 생각을 안 하고 대학에 넘겨버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온라인 강의 첫날인 16일, 여러 대학에서 온라인 수강을 위한 서버가 일시적으로 다운돼 접속이 안 되거나, 영상 재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등 차질을 빚었습니다.

그렇다면 등록금 반환, 법적으로는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요?

법률사무소 중현의 김덕 변호사는 "대학 등록금 규칙 제 3조 제5항에 따르면 등록금을 면제해야 하는 최소 휴업 기간을 한 달 단위로 규정하고 있다"며 "대학 입장에선 등록금 (일부) 면제가 큰 부담이어서 대부분 대학이 한 달 미만으로 휴업하거나,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등록금 환불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도 학생들의 대학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교육부에서 일괄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대학 측은 등록금 반환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규정상 반환 요건이 되지 않으며 지난 10여년간 등록금이 동결됐고, 중국 유학생 휴학 등 수입 감소로 재정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서울여대 등 일부 대학은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1학기 수업의 온라인 강의 연장도 검토 중인데요.

사태 장기화 우려 속, 전대넷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수업의 질 담보 대책, 등록금 일부 하반기 반환, 학교 및 교육부와 소통 채널을 요구했습니다.

교육부와 대학이 학생들과 소통하며 실질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은정 기자 이성원 인턴기자 / 내레이션 송지영

[뉴스피처] 사이버대 된 대학들, 등록금 돌려주나요? - 2

mimi@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