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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 붙이고 물집 생겨도…마스크 공장서 땀 흘리는 봉사자들

송고시간2020-03-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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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지 않은 작업환경·고장 소음에도 "책임감으로 일해"

마스크 공장 봉사활동
마스크 공장 봉사활동

[기장군 의용소방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하루에 파스 4개나 붙이고 곧 뻗을 것 같아도 책임감이 저희를 움직이게 합니다."

이경애(54) 부산 기장군소방서 의용소방대장은 마스크 공장 봉사에 투입돼 매일 비지땀을 흘리는 대원들의 일상을 18일 이렇게 소개했다.

기장군소방서 의용소방대는 매일 지역 한 마스크공장에 하루 4명씩 인력 지원을 나간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후 이 공장에서는 오전과 오후 2교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정식 직원이 5∼6명에 불과할 정도로 소규모 공장인데 2월 말부터 계속 완전가동 되면서 아르바이트생으로는 메워지지 않는 공백이 있었고, 결국에는 생산라인 일부를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이자 봉사자들이 돕고 나선 것이다.

이 의용소방대장도 지난주 사흘간 생산라인에 투입됐다.

이씨는 "작업복과 작업모, 귀마개, 위생장갑, 마스크를 쓰고 투입되는데 실내온도가 평균 26도여서 얼굴과 온몸에 땀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숙련자들이 아니어서 기계가 잠시 멈추는 점심시간 전까지는 화장실도 못 가고, 찰칵찰칵하는 공장 소음은 귀마개를 뚫고 들어오는데 익숙지 않다 보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마스크 공장 봉사활동
마스크 공장 봉사활동

[기장군 의용소방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생산라인은 자동화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사람 손이 필요한 곳이 많다.

기계가 부직포를 마스크 모양으로 자르기 전후에 부직포를 기계에 깔고, 치우고, 이를 마대 자루에 담아 폐기하는 것은 전부 사람 손으로 이뤄진다.

마스크에 귀 끈을 다는 작업도 기계가 하지만 마스크를 한 장씩 펴서 기계에 넣고 생산된 마스크 중 불량품이 있는지 선별하고, 이를 포장하는 것도 전부 인력이 필요하다.

마스크 선별작업은 기장군 자원봉사단체가 매일 8명가량 투입해 전담하고 있다.

이씨는 "기계가 돌아가는 동안은 계속 허리를 굽혀야 하고 남성 대원의 경우 기계 2대를 동시에 관리하면서 폐 부직포를 마대 자루에 담고 쇠봉으로 눌러 담는다"며 "안 하던 일이다 보니 하루만 지나도 파스를 온몸에 붙여야 할 정도로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수해, 산불 현장에도 지원을 하러 많이 갔지만 정말 힘든 봉사활동 중 하나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기계가 계속 가동되면서 고장도 잦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차라리 불량품이라도 나오지 않으면 마음이 덜 힘들 텐데 기계가 계속 고장이 나 고치고 또 가동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불량품 선별하시는 봉사자분들도 고생이 많다"면서 "향후에 불량품은 수리해 기부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용소방대원들은 이런 봉사활동 중에도 국가적으로 혈액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에 헌혈에도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 공장 봉사활동
마스크 공장 봉사활동

[기장군 의용소방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장군 고위 간부들도 지난주부터 주말에 마스크 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주말 봉사활동을 한 이무진 기장군 도시기반과장은 "마스크 품귀 현상을 조금 더 줄이려고 공무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면서 "모두의 노력 속에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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