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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음악으로 문화혁명 일으킨 '서태지와아이들'

송고시간2020-03-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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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서태지, 방탄소년단에 "이제 너희들의 시대" 선언

1990년대 초반 서태지와아이들 모습
1990년대 초반 서태지와아이들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난 알아요. 이밤이 흐르고 흐르면 누군가가 나를 떠나 버려야 한다는 그 사실을 그 이유를 이제는 나도 알 수가 알 수가 있어요."

1990년대 초반 신승훈을 필두로 한 발라드 가수들 인기가 고공 행진을 거듭할 때 때 혜성처럼 등장한 그룹이 있다. 바로 1992년 3월 23일 1집 '난 알아요'를 들고 나타난 '서태지와아이들'이다.

이들의 출현은 가히 초대형 태풍이었다. 1집 앨범은 데뷔 한 달 만에 40만장을 팔아치운 기세를 몰아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각종 음악 프로그램 1위를 독식했다. 당시 가요계를 휩쓴 발라드는 '난 알아요' 열풍에 속절없이 밀려났다. 1만여명이 몰린 1992년 8월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 라이브 공연에서는 감격한 팬들이 기절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1992년 7월 2일 '서태지와아이들 정상 우뚝'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랩그룹 '서태지와아이들'이 청소년들 사이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가요계에 랩송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제까지 멀게만 느껴졌던 랩송이 큰 거부감없이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함에 따라 발랄한 춤과 함께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당분간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서태지와...'가 이처럼 인기를 누리는 것은 대드는 듯한 노래 스타일이 청소년들의 취향에 맞고 경쾌한 춤과 가수들의 용모도 원인들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했다.

1992년 3월부터 1996년 1월 해체 때까지 발표한 음반은 총 4장. 랩댄스, 힙합과 국악의 접목, 록, 갱스터랩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한국 대중음악 시장을 이끌었다. 이들의 음악은 '혁명'으로 일컬어졌고 서태지는 '문화대통령'으로 불렸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음악, 주류 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의 가사, 젊은 세대에 대한 위로 등을 통해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 아이콘이 됐다. 흑인풍 머리, 모자, 상표를 떼지 않은 의상, 회오리춤 등은 들불처럼 널리 퍼졌다.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1993년 서태지와아이들이 흑인풍 머리 스타일로 등장하자 KBS 측은 "서태지와아이들의 머리 모양이 한국적인 정서에 어긋나며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모방할 우려가 있다"며 당초 예정한 음악프로그램 '토요대행진' 출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23일은 서태지와아이들이 '난 알아요'를 발표하고 세상에 등장한 날이다. 첫 번째 사진은 1990년 초반 모습이다. 검정 선글라스에 비니를 쓴 서태지, 야성적인 모습의 양현석,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이주노의 모습이 지금도 '힙'해 보인다.

서태지와아이들이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갖는 의미는 크다. 음악이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음악으로 삶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데뷔 후 약 30년이 흐른 지금 '서태지 키즈'들은 세계를 누빈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9월 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난 알아요', '환상 속의 그대', '교실 이데아' 등을 서태지와 함께 부르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서태지와 아들들'이란 별칭으로 불린 이 무대에서 서태지는 방탄소년단을 향해 "이제 너희들의 시대"라고 선언했다.

서태지와아이들 무대를 재현한 방탄소년단
서태지와아이들 무대를 재현한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이 2017년 9월 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서태지와아이들 무대를 재현하고 있다. [서태지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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