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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책임은 '뱀먹는 문화' 가진 중국"…미 의원 발언 논란

송고시간2020-03-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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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코닌 상원의원 '인종차별 발언'으로 도마…아시아계 단체 "무책임하다" 반발

존 코닌(텍사스) 미 상원의원
존 코닌(텍사스) 미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격화하고 있는 미국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존 코닌(텍사스) 미 상원의원은 18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은 뱀, 박쥐, 개 등을 먹는 문화를 가진 중국에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들은 동물한테서 사람에게로 전이된다"며 "중국이 그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돼지독감에 이어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의 근원지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이들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발언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인종차별 우려를 부르지 않겠냐는 질문에 "우리는 아시아인이 아니라 바이러스들이 처음 나온 중국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코닌 의원의 이 발언은 각계로부터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아시아·태평양계 의원들의 모임인 아시아태평양코커스(CAPAC)를 이끄는 주디 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코닌 의원의 발언은 역겹다"며 "한 인종집단 전체와 그들의 문화를 이런 식으로 헐뜯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미국 내 35개 아시아·태평양계 이익 단체의 연합체인 전국 아시아태평양계위원회(NCAPA)는 코닌 의원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당신의 주에 아시아계 미국인이 100만명 이상 있다"며 "이런 발언은 아시아 혐오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극도로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코닌 의원의 발언 내용 중 상당수는 사실과 다르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前) 연방검사인 레나토 마리오티는 트위터로 "돼지독감의 근원지는 중국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국민이 돼지를 먹는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비꼬았다.

실제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닌 의원이 언급한 돼지 독감은 첫 발병 사례가 2009년 미국에서 확인됐으며, 메르스도 2012년 요르단에서 처음 발병이 확인됐다.

코닌 의원의 이번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반복해서 "중국 바이러스"라 지칭해 인종차별을 부추긴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침을 통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나 '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질병의 이름을 인명이나 지명에 따라 짓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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