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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돌봄' 제공하는 우리동네키움센터…코로나 예방에 중점

송고시간2020-03-2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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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자체소독하고 오전·오후마다 발열체크…마스크도 착용

소득수준 무관하게 이용 가능…지자체가 관리·감독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에서 아이들이 중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에서 아이들이 중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박의래 기자 =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요즘 학교 대신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으로 매일 아침 등원한다.

A군은 올해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3학년으로 진급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돼 학교에는 가지 않고 있다.

엄마와 아빠 모두 일을 하기 때문에 집에는 돌봐줄 사람이 없다. 그래서 A군은 학교에 등교하는 대신 긴급돌봄을 제공하는 우리동네키움센터로 등원하고 있다.

A군은 보통 출근하는 엄마와 같이 집을 나와서 오전 8시 30분께 센터로 간다. 오전에는 주로 학습지를 풀고 EBS 교육 방송을 본다. 점심은 친구들과 용산구 후암동 지역 기업인 '마을밥상'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을 먹는다.

오후에는 센터 마당에서 친구들과 줄넘기나 술래잡기 등 실외활동을 한다.

간식도 먹고 중국어, 미술, 음악 등 센터에서 제공하는 특별활동 수업도 받는다. 책을 보거나 친구들과 블록 놀이도 하다 오후 7시께 퇴근하는 부모와 집에 돌아간다.

A군은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해 답답하긴 하지만 여러 친구와 같이 놀 수 있어 좋다"며 "집에서 혼자 노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훨씬 재밌다"고 말했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에서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에서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용산 4호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우리동네키움센터, 코로나19에 긴급돌봄 제공…종일 맡길 수 있어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아이를 돌볼 곳을 찾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 중 많은 이들이 우리동네키움센터의 긴급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협력해 만든 초등학생 돌봄 시설이다. 현재 서울시 21개 자치구에서 총 64곳이 운영 중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센터는 모두 휴원 중이지만, 센터장과 돌봄선생님들은 정상 출근해 긴급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A군이 다니는 용산 4호점은 지난해 말 청파동3가의 한 교회 건물에 들어섰다. 이 센터에는 200m 거리에 있는 금양초등학교의 저학년생(1∼3학년)들이 많다.

원래는 여기는 아이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었다가 리모델링 후 우리동네키움센터로 전환한 곳이다. 이 때문에 약 3천권 되는 책이 있어 아이들이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다. 작은 앞마당이 있어 아이들이 외부인과 접촉하지 않고도 센터 내에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센터는 원래 학기 중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지만, 방학 때는 이보다 이른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긴급돌봄으로 운영되는 현재도 방학 때와 같은 시간대에 운영된다.

센터장을 포함해 4명의 돌봄선생님들이 근무하면서 요일마다 역사나 미술, 음악, 중국어 등 다양한 특별활동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문을 연 지 아직 3개월이 채 안 됐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금세 소문이 퍼졌고,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40명 정원에 36명이 등록해 정원이 거의 차 가고 있다. 그만큼 돌봄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긴급돌봄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금은 13명만 등원하고 있다. 전민재 용산 4호점 센터장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많지만, 아이들이 너무 많으면 위험할 수도 있어 정말 돌봐줄 어른이 없는 아이만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요즘엔 코로나19 예방에 중점

센터는 최근에는 아이 돌봄과 함께 코로나19 방역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이나 돌봄선생님 모두 꼭 마스크를 착용하고 밥을 먹을 때도 친구들과 마주보지 않도록 같은 방향으로 앉거나 엇갈려 앉아서 먹도록 하고 있다.

만약 마스크를 쓰지 못하고 등원하는 아동이 있으면,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은 마스크를 돌봄선생님이 아동에게 준다.

외부 강사 수업도 중단했다. 이전에는 학부모들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정문에서 벨을 누르면 돌봄 선생님이 밖으로 나가 아이들을 인수인계한다.

전 센터장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는 것이 센터의 가장 큰 목적인 만큼 코로나19 예방 활동에 중점을 두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돌봄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센터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양육하는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위생습관을 훈련시키는 일이 요즘은 가장 중요하다.

손 소독제와 손 세정제를 비치해 늘 사용토록 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센터는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 돌봄선생님들이 직접 자체적으로 소독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방역물품은 서울시로부터 지원받는다. 또 용산구청 지원으로 전문 방역업체가 2주 간격으로 방역소독을 하러 온다.

센터는 또 외부인의 출입을 자제시키고 출입대장을 관리하고 있다. 감염관리 전담 직원도 지정했다.

특히 아동과 돌봄선생님의 체온을 오전과 오후 등 하루에 최소 2번씩은 체크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추가 체크도 한다.

아울러 기침·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매일 체크한 후 임상 증상 기록지를 작성해 서울시에 보고하고 있다.

서울 초등돌봄시설, 오후 6시까지 긴급돌봄 제공
서울 초등돌봄시설, 오후 6시까지 긴급돌봄 제공

(서울=연합뉴스) 서울시가 초등학교 개학 추가 연기에 따른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동네키움센터와 지역아동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긴급돌봄을 제공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성북구 우리동네키움센터. 2020.3.3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월 5만원에 안심하고 아이 맡길 수 있어…자유롭게 드나들며 자율활동

우리동네키움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동네키움센터는 부모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아이들을 돌봐준다. 월 이용료도 5만원(급·간식비 제외) 이내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서울시가 사업비를 지원하고, 구청이 관리 감독하는 공공 돌봄시설이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센터가 문을 여는 동안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방과 후 센터로 하교해 쉬다가 시간에 맞춰 학원에도 다녀올 수 있다.

도시락이긴 하지만 방학 때도 급식을 제공하는 점도 부모 입장에서 편리하다는 게 부모들의 설명이다.

용산 4호점에 자녀를 보내는 권외숙씨는 "학교 돌봄교실은 오후 5시면 끝나 추가로 학원을 보내야 퇴근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려올 수 있었다"며 "우리동네키움센터는 퇴근 때까지도 안전하게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센터 활동도 자율적이다. 아이들은 숙제 등 자율학습을 하거나 독서, 블록 놀이 등 각자 하고 싶은 활동을 한다. 센터에서 제공하는 정규 프로그램을 듣기도 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쉼과 놀이라는 우리동네키움센터의 운영 취지에 따라 일반 교과 수업은 금지된다. 아이들 학습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 입장에서는 추가 학습을 위해 따로 학원을 보내야 한다.

운영하는 곳이 적다는 것도 아쉽다. 초등학교 근처에 있어야 아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 아직 일부 지역에서만 운영되다 보니 수요에 비해 센터가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현재 64곳인 우리동네키움센터를 내년까지 4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연말까지 200곳으로 늘린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도 방과 후에 돌봐줄 사람이 없어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우리동네키움센터를 통해 공공 돌봄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하고, 아이들이 자기 주도성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방과 후 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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