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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꽃보다 방역…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확산 막아야

송고시간2020-03-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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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다음 달 5일까지 종교와 유흥,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중단을 권고하는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까지 발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섰으나 이를 무시하거나 조롱하듯 곳곳에서 일탈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 공동체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온 국민이 견디기 힘든 고통을 참아내는 상황에서 이런 일탈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행정력을 동원한 보다 강화된 대응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적 재앙으로 번진 미증유의 역병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실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정부도 방역지침 위반 행위에 대한 행정명령이 단순한 엄포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엄하게 영을 세우기 바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진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23일 하루 사이에 확진자가 76명이 늘어나 24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9천명을 넘어섰다. 집단감염과 해외유입 확진자가 늘어나며 확산세로 되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시기적으로도 사람들의 바깥나들이 욕구를 자극하는 상춘의 계절과 맞물리면서 자칫 방심하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전남 광양과 구례, 경남 진해 등 전국적인 꽃구경 명소에는 방역 당국의 자제에도 불구하고 상춘객들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혹시라도 이런 곳들이 감염병 전국 확산의 새로운 진원지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실제로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경북 경주의 60대 여성과 차 한대로 지난 18일 전남 구례 산수유 마을에 꽃구경하러 다녀왔던 부산의 지인 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코로나19는 엄청난 전파력 탓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될 수 있다. 북적이는 상춘객 사이에 끼어 있는 무증상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로 집안에 갇혀 지내며 긴장과 고립 속에서 피로감을 달랠 길 없던 사람들이 요즘처럼 화창한 날씨에 얼마나 마음이 들떠 있을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유혹에 빠지기에 십상이지만, 국민들 사이에 이런 방심이 바이러스처럼 스멀스멀 확산하면 코로나19 재앙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 사람의 방심이 다른 누군가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 협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개학 전까지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아랑곳하지 않는 일탈자들을 겨냥한 언급이겠다. 중대본은 전날 방역지침을 위반한 콜센터 29곳, 종교시설 1천456곳, 유흥시설 101곳 등 3천482곳에 행정지도를 하고, 위반행위가 심각한 454곳에 대해서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것만 보더라도 정부의 방역지침을 무시하는 일탈 행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 서울시가 집회 금지명령을 내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 전광훈)는 시정을 요구하는 구청 직원과 경찰관에게 폭언까지 퍼부었다고 하니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국가의 영이 바로 서지 않으면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수 없다. 법과 규정에 따라 엄벌하기 바란다.

감염원 노출 최소화가 방역의 최선책이다. 학원, 체육관, PC방, 노래방, 클럽 등 감염원에 집단 노출될 수 있는 곳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개학 연기로 마땅히 갈 데가 없어진 학생들이나 무너진 일상에 심신이 지친 우리 모두가 유혹에 빠지기 쉽다. 나 한 사람이 감염되면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4월 초로 예정된 개학 전에는 방역에 확실한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사회적 거리두기다. 개학이 또 다른 재앙이 되지 않도록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의 고삐를 다시 한번 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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