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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코로나19 검사 키트 믿을 수 있나요?"

송고시간2020-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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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cvRqkNQQC4

(서울=연합뉴스) 지난 18일, 대구의 한 고등학생이 폐렴과 고열 증세를 보이다 사망했습니다.

그동안 13차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그 가운데 12번은 음성이 나왔지만, 사망 당일 시행한 소변과 가래에 대한 유전자 검사에서 일부 양성 소견인 '미결정' 반응이 나왔죠.

이후 질병관리본부가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대학병원에서 교차 검사를 한 결과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숨진 학생의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한 번의 검사가 일부 유전자에 약한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에 일부 시민은 우리나라 진단법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11일에는 마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한국의 진단키트는 비상용으로 쓰기에도 적절하지 않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코로나19 진단 정확성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세계 표준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time RT-PCR) 검사 방법을 이용하고 있으며 신뢰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권 부본부장은 "국내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자체를 확인하는 RT-PCR 검사 방법으로 진단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언급한 항체 검사나 항원 검사법, 신속 진단법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린 의원이 언급한 항체검사법은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RT-PCR 기술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검사법이라는 설명입니다.

국내에서 승인된 진단 키트는 다섯 개인데요. 모두 RT-PCR 검사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작용은 보고된 바 없으며 FDA에서 승인한 코로나19 진단 제품도 국내와 동일한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RT-PCR 검사법은 무엇이고, 항체 검사법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RT-PCR 검사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검체에서 리보핵산(RNA)을 추출한 후 그 RNA를 증폭시켜 코로나19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가 두 가지 이상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 코로나 19 확진 결정을 내립니다.

신뢰도가 보통 95% 이상이어서 코로나19 세계 표준검사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체 채취 과정에서 충분한 양의 바이러스 세포를 채취하지 못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음성으로 나올 수 있는데요.

권계철 충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감염 초기 바이러스양이 극히 적을 때 검체를 채취해 증폭하면 일정 기준량 이상으로 증폭이 안 될 수가 있다"며 "그때는 감염이 됐다 하더라도 음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모든 검사는 일부 위양성이나 위음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교차 검증, 재검사 또는 모든 판독을 임상경험이 있는 전문의가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결과를 검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RT-PCR 검사법이 감염된 세포에서 바이러스 그 자체를 검사한다면 항체 검사법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올 때 우리 몸의 면역 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항체를 검사하는 방법입니다.

항체를 이용한 신속면역검사는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지만, 정확도가 50~70%에 불과해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권계철 교수는 "바이러스가 들어온다고 해서 바로 항체가 생기는 게 아니라 1~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 사이 바이러스 보균자가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정확한 검사에 RT-PCR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항체검사법은 현재 표준 검사법으로 쓰고 있지 않지만, 정부에서는 필요하면 사용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이혁민 교수는 "감염을 앓고 지나간 뒤에는 이미 바이러스의 양이 아주 적거나 없기 때문에 RT-PCR 법으로는 검출이 되지 않지만, 항체 검사법은 검출이 가능하다"며 "역학적인 조사 목적으로 항체 검사를 쓸 수 있어 그런 경우 도움이 된다"고 말했죠.

코로나 19 감염병 확산이 되면서 불안감을 유발하기 쉬운 상황. 검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와 방역 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성은 기자 손인하 진민지 인턴기자 / 내레이션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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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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