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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국장 "'미스터트롯' 최종회, 영광과 고통 함께 왔죠"

송고시간2020-03-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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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투표 방송사고에 천만가지 비극 떠올라…트로트 팬덤 변화 가능성 상큼"

TV조선 서혜진 국장
TV조선 서혜진 국장

[TV조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최근 종영한 TV조선 트로트 서바이벌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그동안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의 기록을 다시 썼다. '꿈의 시청률'로 불리는 30%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3일 최종회는 35.7%를 찍으며 '국민 예능'에 등극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총괄 기획한 서혜진 TV조선 제작본부 국장은 이 시청률을 온전히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26일 마포구 상암동에서 만난 서 국장은 "결과에는 너무 감사했지만, 숫자가 나오면 그다음 날부터는 고민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라며 "기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숫자였다"고 말했다.

시청률 면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찍었던 '미스터트롯' 최종회는 초유의 방송사고로도 얼룩졌다. 773만여표에 달한 실시간 문자투표 집계를 제시간에 완료하지 못해 생방송에서 우승자 발표를 미룬 것이다.

서 국장은 최종회 시청률에 대해서도 "영광과 고통이 같이 왔다.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먼저 와서 (시청률에 대한 실감이) 하나도 안 왔다"고 털어놨다.

방송사고에 "천만 가지의 비극이 떠올랐다"고 당시 당혹한 심정을 전한 그는 "이미 (문자투표) 1천만 통을 받을 생각을 하고 서버는 다 구축했었다. 그런데 데이터를 처리하는 프로그램에 갑자기 에러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끈한 진행으로 위기 수습에 일조한 MC 김성주의 공이 90%였다며 감사함도 전했다. "김성주씨를 업고 다녀야 돼요. 끝나고 손을 부여잡고 90도로 인사했어요. 진행자 미덕의 정점을 김성주씨를 통해서 본 것 같아요."

TV조선 서혜진 국장
TV조선 서혜진 국장

[TV조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 국장은 '아내의 맛'과 '연애의 맛',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특히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연속 히트는 변방으로 밀려난 한국 트로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는다.

'미스트롯'이 송가인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탄생시킨 데 이어, '미스터트롯' 진(眞) 임영웅, 선(善) 영탁, 미(美) 이찬원 등 출연진도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거느린다.

서 국장은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이 과연 팬덤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는데 저희도 놀랐다"며 "송가인씨 때는 팬덤 문화가 나이 드신 분이 많았는데 미스터트롯으로 오면서 젊어지고 소비하는 게 다양해졌다. 이 가능성이 상큼했다"고 했다. 연령대가 낮아지고 그만큼 열성적이 된 트로트 팬덤을 경험하는 것은 "PD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다"고도 그는 전했다.

'미스터트롯' 진·선·미 3인의 성장을 그는 어떻게 평가할까.

"임영웅씨는 제가 사실은 굉장히 존경하는 부분이 있어요. 장인이거든요. 호흡을 어디에서 내뱉고 들이마셔야 하는지, 수천번의 변수를 다 해본 친구예요. 영탁씨는 각종 장르를 오래 돌아서 온 사람이라 노래를 자기식으로 해석하고 감칠맛 나게 부르는 능력이 탁월해요. 이찬원씨는 어떤 틀에 가두려는 순간 그 엄청난 에너지가 없어져요. 폭발하는 에너지를 보여주는 게 그의 엄청난 매력이죠."

TV조선 서혜진 국장
TV조선 서혜진 국장

[TV조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성공으로 방송가에도 트로트 예능 열풍이 불었다.

서 국장은 '미스터트롯'에서 선보인 봉춤 무대 등을 언급하며 "저희만의 장점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에까지 도전해 새로운 쇼를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한계를 짓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자부했다.

또 "다른 프로그램들은 또 다른 변주들을 해나가는 건데, 그런 게 트로트란 장르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며 "저희 입장에선 즐겁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미스터트롯' 출연진은 전국투어 콘서트 등으로 인기몰이를 해나가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도 있는 상황이다.

서 국장은 "특히 이번에는 해외 공연에 방점을 많이 찍었는데 부가적인 사업에 제동이 걸린 부분이 걱정되기는 하다"며 국내 트로트 페스티벌, 유튜브를 활용한 '숏폼' 프로그램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청곡을 불러주는 '사랑의 콜센터', '레전드'들과의 노래교실 콘셉트 프로그램 2가지 프로그램도 론칭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미스트롯 또는 미스터트롯 새 시즌 가능성도 내비쳤다.

TV조선 서혜진 국장
TV조선 서혜진 국장

[TV조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으로 트로트 부흥에 일조한 그에게 앞으로 트로트 시장의 발전 가능성도 물었다.

"트로트가 힙합이나 아이돌 음악 등 다른 각종 장르보다는 산업적 시스템이 후진적이었다면,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 이걸 체계화시키고 선진적으로 가는데 기여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인 발전 아니었을까요. 이것이 앞으로 잘 나아가도록 저희가 서포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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