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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서 훈련합니까"…갈 곳 잃은 운동부 학생들

송고시간2020-03-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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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8개 고교 야구부, 4개 대학 야구부 모두 팀훈련 중단

시즌 돌입 시기, 선수들 한달 넘게 훈련장 못가…축구·농구도 사정 마찬가지

진학·프로팀 입단 준비 졸업반 선수들 피 말라

텅 빈 야구경기장
텅 빈 야구경기장

(대구=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6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경북고등학교 야구경기장이 비어있다. 2020.3.26 goodluck@yna.co.kr

(대구=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대로 된 훈련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일선 학교 운동부 코치진과 선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대구시 수성구 경북고등학교 야구경기장.

굳게 닫힌 출입문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더그아웃에는 정적만 흘렀다.

경기장 외야 쪽으로는 떨어진 낙엽들이 쌓여 있었다.

3월이면 고교야구 주말 리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하는 시기지만, 선수들은 한 달 넘도록 훈련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준호 경북고 야구부 감독은 "겨울 동안 선수들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이제 기량을 뽐낼 땐데 훈련도 못 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구·경북지역 8개 고교 야구부와 4개 대학 야구부는 전부 팀 훈련을 중단한 상황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계명대 야구부 학생들은 지난 2월 말 전부 고향으로 되돌아가라는 지침을 받았다.

계명대 야구부 주장 김기조(22)씨는 "요즘에는 집 근처 운동장을 달리거나 스윙 연습에만 매진하고 있다"며 "캐치볼을 같이 할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주인 기다리는 야구공
주인 기다리는 야구공

(대구=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6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경북고 야구경기장 한쪽에 야구공들이 방치돼 있다. 2020.3.26 goodluck@yna.co.kr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이달 22일부터 2주간 실내 체육시설 운영 중단을 권고하면서 선수들은 피트니스센터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공식 대회와 팀 훈련 등 모든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창 대학 야구부 진학이나 프로팀 입단을 준비해야 할 졸업반 선수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한 대학 야구부 코치는 "야구 경력의 기로에 놓인 4학년 학생들이 특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코치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야구부뿐만 아니라 축구부·농구부 등 다른 운동부 상황도 다를 바 없다.

학교 측에선 최대한 외출 자제를 지시했지만, 일부 선수들은 절박한 마음에 사설 연습장이나 병원 재활센터를 전전하고 있다.

자비를 들여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신청하거나, 전문업체의 관리를 받으며 몸 상태를 유지하기도 한다.

고교 야구선수 A(18)씨는 "1인 트레이닝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니까 불안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손경호 대구고 야구부 감독은 "학생들이 최대한 집 안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코치들이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면서도 "팀 워크가 중요한 종목인데 아예 훈련 자체를 못 하다 보니 경기력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고 선수들 부상도 염려된다"고 털어놨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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