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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코로나 이어 중국발 한타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송고시간2020-03-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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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한타바이러스 발병 소식에 일부 네티즌 우려 목소리

美 CDC "사람 간 감염 극히 드물어"…中→韓 전파 가능성 작아

한타바이러스 매개동물
한타바이러스 매개동물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타바이러스인 '임진바이러스'의 매개동물로 밝혀진 식충목 포유동물 '우수리땃쥐'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김예림 인턴기자 = 인터넷 공간에서 한타바이러스(Hanta virus)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중국에서 사망한 한 노동자에게서 한타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국내 언론을 통해 전해진 것이 계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또 하나의 중국발 바이러스 감염병이 국내로 전파되는 것 아니냐는 다소 막연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윈난(雲南)성 출신 노동자 톈(田)모씨가 지난 23일 버스를 타고 일터가 있는 산둥(山東)성으로 가는 길에 사망했는데, 사후 검사에서 한타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코로나19는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 기사를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한타바이러스 한국에서도 위험한 것 아냐?", "이거 사람간 전염되면 어떻게 되는 거죠?" 등과 같은 글을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렸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우려들은 '기우'에 가깝다. 이미 백신까지 개발된 '한국형 한타바이러스'가 존재해왔으며, 설사 중국발 변종 한타바이러스가 있다고 해도, 국경을 넘어 한국까지 들어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한타바이러스는 '풀밭에 누워있다가 걸리면 큰일 난다'는 유행성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주로 설치류에 의해 전파되며, 발병 지역, 야기하는 질병, 숙주 등이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뉜다.

한국 지명을 딴 것 중 한탄바이러스, 임진바이러스 등과 해외 지명을 딴 것 중 퓨말라바이러스, 도브라바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인 한타바이러스다. 유행성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인 한탄바이러스는 한국인 학자 이호왕 박사가 발견해 1976년 명명한 것이다.

즉 한타바이러스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낯익은' 바이러스인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발생한다"며 "보통 군인이나 농부가 걸리는데, 가을에 쥐들이 볏단에 방뇨함으로써 9∼10월에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이 유행성출혈열로도 불리는 신증후성출혈열(HFRS)과 한타바이러스폐증후군(HPS)이다. 전자는 한국에서 발생하며 후자는 주로 미주에서 발생한다.

한타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출혈열에 걸리면 고열, 두통, 구토, 복통, 급성 심부전 등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일부 환자는 사망한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한타바이러스 감염병의 치사율은 1∼15% 수준이고, 미국을 포함한 북미, 남미 대륙의 경우 폐부종을 일으키기에 치사율이 35∼40%에 달한다고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장을 맡고 있는 송진원 고려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가 밝혔다.

한타바이러스에만 특화된 치료제는 없지만 백신은 있다. 국내에 '한타박스'라는 이름의 백신이 시판돼 있어 유행성출혈열 예방접종도 가능하다.

송진원 교수는 "한타바이러스 백신은 한국과 중국에서 이미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경기 북부나 강원도 북부 등 위험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지역의 군인들이나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는 많이 접종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은 사람 대 사람 간 감염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한타바이러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번에 중국에서 발병된 한타바이러스가 한국으로 넘어와 대량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침방울과 접촉에 의한 '사람 대 사람' 감염이 주된 전파 경로인 반면 한타바이러스는 감염된 숙주의 소변에서 발생한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 대변, 침 등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에 사람이 노출됨으로써 감염되는 것이 보통이다.

쥐의 똥·오줌·침 등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건조한 계절에 바람에 날려서 호흡기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리고 감염된 동물에 물리는 상황 등에서 바이러스를 포함한 타액, 배설물 등이 직접 인체에 들어감으로써 발병하기도 하는데,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송진원 교수는 "한타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 감염됐다는 유일한 보고가 남미에서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사람 간 전파는 매우 드물다"며 "사람 간 전파가 드물기 때문에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파되려면 중국의 감염된 들쥐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는데 사실 그건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홈페이지에 올린 설명에서 한타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에 대해 "일어날 수 있지만 극히 드물다(may occur, but is extremely rare)"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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