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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술마시고 새벽 칼부림"…요양병원 '안전 사각지대'

송고시간2020-03-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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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환자·가족 불안에 떨어…관리 허술 지적 나와

범죄 수사 (PG)
범죄 수사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나보배 기자 = "어머님이 지금 저기에 입원해 계시는데 너무 무섭네요."

전북 전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27일 새벽 시간대 음주 환자의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나 환자 가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중년 환자가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흉기를 휘둘러 다른 환자를 숨지게 한 사실이 알려지자, 환자와 보호자들이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병원에서 만난 한 보호자는 "병원에 경찰이랑 기자들이 모여 있어서 무슨 일인가 했는데 새벽에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줄은 몰랐다"며 "부모님이 병실에 계시는데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건은 이날 오전 4시께 벌어졌다.

3개월 전에 이 병원에 입원한 A(62)씨는 흉기로 앞 병실에 있던 B(46)씨의 목을 찔렀다. 이어 복도에서 마주친 전동 휠체어를 탄 다른 환자의 옆구리에도 흉기를 든 손을 뻗었다.

급소를 찔린 B씨는 출혈이 심해 숨졌고, 복부를 다친 다른 환자도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당직 근무 중이던 간호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은 더 번지지 않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제압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날 술을 마시고 병실에 들어온 A씨는 "잠자는데 조용히 하라"는 다른 환자들의 말에 갑자기 화를 내면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치장에 있는 A씨가 만취 상태여서 술이 깨면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서 만난 시민들은 병원 측의 환자 관리가 허술했다고 입을 모았다.

새벽에 흉기를 들고 다른 병실로 이동하는 환자를 아무도 제지하지 않은 데다, 피의자의 음주 여부를 병원에서 알지 못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병원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은 "환자들이 술을 마시도록 내버려 두면 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애초부터 술을 못 마시게 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환자 관리가 허술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말을 아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술을 마신 경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부분은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jaya@yna.co.kr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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