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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스토리] 방구석 취미·랜선 술자리…'코로나 블루' 비켜!

송고시간2020-03-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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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이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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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SuPNx5_lHM

(서울=연합뉴스) "많이 답답해요. 사람들을 못 만나니까 그게 좀 우울했죠. 일기를 매일 쓰게 됐어요. 일기를 길게 쓴 날은 우울한 날이고…."(안석희·24)

코로나19로 당연하게 누리던 일상의 자유가 사라지자 많은 사람이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특히 1인 가구인 '나 홀로' 족들은 집에 갇힌 듯한 고립감을 토로하는데요.

외부 활동 제한 등 일상에 큰 변화가 생겨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났습니다. 사태 장기화에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는데요.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의 합성어로, 전염병 확산에 따른 사회 활동 제약 등으로 생긴 우울감을 뜻합니다.

그러자 재택근무와 실내 생활에 지친 이들이 무기력증을 떨쳐내기 위해 '집콕' 라이프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외식하던 직장인 중엔 홈쿠킹 재미에 빠진 이들이 있는데요. 무료함을 달래고자 인내심을 갖고 만드는 특별식에 도전합니다.

최근 일종의 놀이처럼 번진 달고나 커피 만들기. 온라인에서 노동에 준하는 조리 과정으로 화제가 됐죠. 커피 분말과 설탕, 물을 섞어 걸쭉한 상태가 될 때까지 400번 넘게 저어야 해 '한국인들은 일을 만들어 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구예진(25) 씨는 "집에만 있으려니 아무래도 답답하고 바깥 공기 좀 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심심했는데 달고나 커피가 유행하는 것을 보고 직접 만들게 됐다. 이게 저으면서도 되겠냐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점점 꾸덕꾸덕해지니까 재미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자발적 노동 레시피도 등장했습니다. 바로 '1천 번을 저어 만드는 계란 후라이'인데요. 계란 흰자를 쉴새 없이 저어 만든 머랭에 노른자를 섞어 구우면 수플레와 같은 모양이 나옵니다. 달고나 커피보다 노동 강도가 센 것이 특징이죠.

이런 노동집약 레시피에 대한 높은 관심은 야외 활동을 자극하는 봄철, 집안에 갇혀 활동량이 급감한 스트레스를 풀려는 심리도 한몫합니다.

아울러 각종 '방구석' 취미를 즐기는 이들도 눈길을 끕니다.

추억의 글라스데코부터 보석 십자수, 다이어리나 폴라로이드 꾸미기 등 다양한 취미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다이어리 꾸미기 용품 등 문구·사무용품 매출은 71%가량 급증했습니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청소와 인테리어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온라인에는 각종 집 정리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잊고 있던 물건을 찾았다는 사람부터 정리 중 발견한 물건을 '나눔' 한다는 이들까지. 청소를 통해 지루한 일상 속 예상치 못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 홈데코 제품을 찾는 이들 덕에 롯데마트몰의 실내 인테리어 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늘었습니다.

그런데도 미처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은 이들은 '랜선' 모임을 합니다.

SNS 오픈 채팅방을 이용한 랜선 대화부터 늦은 밤 조촐한 맥주 한 잔을 찍어 올리는 랜선 술자리까지. 사람들은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시간을 다채롭게 쓰는 경험을 나누며 고립감을 떨쳐냅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활동을 함으로써 우울감이라든지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다"며 "인간이 어딘가에 몰두하는 것, 뭔가를 해내고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히 성취감을 주고 만족감을 준다. 심리적인 불안감, 우울감을 막아주는 또 한편의 치료 효과, 심리 효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불안감에 무기력함을 느끼기 쉬운 요즘,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찾으며 지친 마음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은정 기자 김정후 인턴기자 김혜빈 / 내레이션 김정후 인턴기자

[D스토리] 방구석 취미·랜선 술자리…'코로나 블루' 비켜! - 2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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