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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았어요"…괴산 오가리 주민들, 완치자 6명 보듬고 격려

송고시간2020-03-2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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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현수막 내걸어 완치자들 환영…"감염지역 낙인찍지 말아 달라" 호소하기도

(괴산=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 한때 전 주민 이동 제한 조처가 내려졌던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마을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장연면에 내걸린 코로나19 극복 응원 현수막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연면에 내걸린 코로나19 극복 응원 현수막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달 11일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이 마을에서 발생한 11명의 확진자 가운데 6명이 완치 판정을 받자 지역 사회 집단 감염을 우려했던 주민들의 불안감이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

29일 괴산군에 따르면 오가리 마을 최고령 확진자인 권모(91·여) 씨가 지난 27일 완치 판정을 받아 충북대 병원 음압병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다만 권 씨는 지병 치료를 위해 퇴원이 미뤄졌다.

권 씨는 오가리 마을은 물론 충북도내 완치자 가운데 최고령자다.

이달 7일 확진 판정을 받아 청주의료원으로 이송됐던 권 씨는 이틀만인 9일 상태가 악화, 충북대병원으로 이송됐고 한때 위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권 씨의 완치 소식에 가족은 물론 오가리 마을 주민들이 크게 반겼다.

주민들은 완치 판정을 받아 무사히 돌아온 주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보듬었다.

괴산군 장연면에 내걸린 완치자 환영 현수막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괴산군 장연면에 내걸린 완치자 환영 현수막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가리 마을을 비롯해 장연면 곳곳에는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 "우리는 한 가족, 서로 격려하자" 등의 글귀가 담긴 현수막 20여개가 내걸렸다.

각급 기관단체와 이장협의회가 완치자들을 격려하고 주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주민들은 완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투병 생활을 하느라 고생 많았다"고 위로하며 완치를 축하했다.

장연면 주민 A(41) 씨는 "인구 150여명에 불과한 작은 오지마을에서 엿새 만에 11명의 확진자가 나오자 마을 분위기가 흉흉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완치자가 늘어나고 이동 제한이 풀리면서 마을이 평온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군 장연면에 내걸린 코로나19 극복 응원 현수막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괴산군 장연면에 내걸린 코로나19 극복 응원 현수막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주민(43) 씨는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한 가족처럼 지냈던 마을"이라며 "완치돼 돌아온 분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홀로 사는 어르신들은 주민들이 더 각별하게 보살핀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그러나 '감염 지역'이라고 수군거리는 외부의 시선 때문에 여전히 힘들어한다.

한 주민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의 입국이 막혀 있는데 외지 인부들이 오기를 꺼려 밀린 농사일을 위해 필요한 일손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마을 청년들이 품앗이로 겨우 밀린 농사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이런 사정을 고려, 사회적 일손봉사돕기나 농촌 자원봉사 인력을 장연면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농사일 서두르는 괴산군 장연면 주민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농사일 서두르는 괴산군 장연면 주민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괴산군 관계자는 "농사 인력 수요를 파악한 뒤 사회적 일손돕기 인력을 우선 배정하고 농촌 일손돕기 운동을 벌여 장연면 주민들의 농사일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감염 지역'이라는 사회적 낙인"이라며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오가리에서는 이달 4~10일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괴산군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10일 주민 이동 제한 등의 조처를 내렸다가 지난 22일 해제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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