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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중국 젊은층, 비판에 눈 떠…경제회복 안되면 위험"

송고시간2020-03-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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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풍요 속 성장한 젊은 세대, 정부 봉쇄정책·검열 등 비판 증가"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정부에 대한 젊은 층의 저항 의식을 키우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젊은 층은 권위적인 중국 공산당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안정, 신분 상승 등을 보장하는 대가로 정치적 자유가 희생되는 것은 묵인해왔지만 코로나19가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의 검열과 폭로자 입막음 등을 비판하면서 정보 은폐에 따른 대가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또다른 쪽에서는 저항 세력을 동원해 독립 단체에 적대적인 공산당과 맞서기도 했다.

베이징 공항의 중국 공안(자료사진)
베이징 공항의 중국 공안(자료사진)

[AP=연합뉴스]

텔레그램에 정부 비판방을 개설한 한나 양(34)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를 비판하는 게 국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최근 중국에서 벌어진 일이 알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텔레그램 방에는 1만4천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정부 신뢰도나 경제 안보 등에 대해 전 세계의 젊은 층이 의구심을 품게 됐지만, 중국에서는 각별한 반향이 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공산당 혁명이 발생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의 젊은 세대는 윗 세대가 경험한 가난이나 사회 불안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9년 천안문 사태 때는 대학생들이 민주화 시위를 벌였지만, 지금 세대는 경제가 급성장하고 정부 선전이 넘쳐나는 시기에 성장했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에 대해 별 저항감을 보이지 않았다.

NYT는 이제 중국 공산당이 시험에 들게 됐다고 전망했다.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젊은 세대의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반대로 저항감을 더 키우게할지는 향후 몇달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중국이 엄격한 봉쇄정책과 여행 제한에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한 것은 국가주의 재정비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신속히 경제를 반등시키고 일상을 회복시킨다면 공산당 정부가 오히려 국가 운영 동력을 회복할 수도 있게 된다고 봤다.

그러나 만약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닥쳐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고 수십년간의 경제 성장이 멈춰서면 정부에 대한 비판은 증가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미 정부 봉쇄정책의 여파로 취업률이 1976년 중국의 경기 침체기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노동자들이 공장에 복귀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이 세계적 모범이 되고 있다며 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한 시 주석을 "권력에 굶주린 광대"라고 비판한 런즈창(任志强) 전 화위안(華遠) 그룹 회장을 포함해 불만 세력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신화=연합뉴스]

그러나 중국에서 3천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의 상처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신문은 봤다.

특히 인터넷에서는 정부 검열로 삭제된 뉴스와 글 등을 수집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의 병원을 돕기 위한 대대적인 모금 행사도 벌어진다.

또 일부 네티즌은 정부 지원을 받는 자선 단체가 자금과 마스크 등 코로나19 지원을 받아 병원보다는 정부 관료에게 보냈다는 의혹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기하고 있다.

최근 몇주 동안 일부 젊은 세대는 코로나19와 이후 정부의 봉쇄정책으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라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중국 젊은 세대를 연구한 펑슈 류 교수는 "소셜미디어는 금세 지나가거나 검열로 걸러낼 수 있지만, 실업률은 쉽게 가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가 적절한 시기에 해결되지 않으면 위험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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