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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좁힌 마음의 거리…광주·대구 병상 나눔 훈훈

송고시간2020-03-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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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환자 30명 중 24명 완치 후 귀가…"불안했던 마음이 감동으로"

대구에서 온 참외
대구에서 온 참외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코로나19 비상 상황 속에서도 광주와 대구는 200여㎞ 물리적 거리가 무색할 만큼 가까워졌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달빛(달구벌·빛고을) 동맹 병상 나눔으로 광주 빛고을 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대구 확진자는 모두 30명이다.

이날 현재 24명이 완치돼 대구로 돌아갔고 6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낯선 광주에 오게 돼 막막했던 대구 환자들은 의료진의 환대에 마음이 녹았다.

지난 25일 대구로 돌아간 A씨는 퇴원 직전 병원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다음 날 아이까지 확진 받아 하늘이 노랬다"며 "병상이 없어 며칠을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불안해하고 있을 때 광주에서 저희 모녀를 받아주시겠다는 연락에 주저 없이 광주까지 내달려 왔다"고 회상했다.

낯선 곳에 도착한 날 짐을 풀고 나니 막막함, 두려움, 긴장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던 A씨는 의료진의 배려에 이튿날 곧바로 마음이 풀렸다고 한다.

A씨는 "아이에게 장난감과 인형을, 수간호사는 직접 만든 반찬까지 챙겨줬다"며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꼭 다시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9일에는 병원에 택배 1개가 전달됐다. 하트 모양을 가득 담아 삐뚤삐뚤 써 내려간 카드 한 장과 맛깔스러운 참외가 가득 들어있었다.

아이가 쓴 카드에는 "간호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병원에 있는 동안 잘 보살펴 주시고 밥을 주실 때마다 간식 챙겨주셔서 감사하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빨리 나았어요. 건강하시고 힘내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지난 11일 대구로 되돌아간 직후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저희 아들이 광주에서 살고 싶다고 하네요"라는 말로 고마운 마음을 압축해 담았다.

간호사들이 준 옷
간호사들이 준 옷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7일 퇴원한 또 다른 모녀는 경황없이 광주에 오면서 일상복을 챙기지 못한 사정을 들은 간호사들로부터 옷을 받기도 했다.

광주시는 주먹밥, 김치, 마스크 등을 환자들에게 퇴원 선물 꾸러미에 담아 보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환영·환송 현수막을 내걸어 유대감을 표시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대구는 손 내밀어 준 광주가 고맙고, 광주는 나눌 수 있어 행복하지 않겠느냐"며 "두 도시는 219km 떨어져 있지만, 마음의 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필요한 2m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웃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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