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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표' 위력 있을까…여 "효과 미미"·야 "샤이보수 4∼8%"(종합)

송고시간2020-04-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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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지방선거에 영향…2018년엔 '샤이 보수' 나타나지 않아

전문가 "야당 지지층, 성향 밝히기 꺼려…여론조사 한계도"

'국회의원 선거 투표하세요'
'국회의원 선거 투표하세요'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1일 오전 서울역에 설치된 '아름다운 선거 정보관'에서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4.1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류미나 기자 = 4·15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오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숨은 야당 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일반적으로 현 정부에 비판적인 야당 지지자들은 여론조사에서 정치 성향을 밝히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있어 숨어있던 이들의 표심이 선거 당일 뜻밖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었다.

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최근 여론조사들을 보면 전반적인 판세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 이상으로 미래통합당에 앞서는 양상이다.

정당 지지도는 한국갤럽의 지난달 24∼26일 조사에서 민주당 37%, 통합당 22%, 무당층 27%로 나타났으며, 리얼미터의 지난달 23∼27일 조사에서도 민주당 44.6%, 통합당 30.0%, 무당층 8.4%로 집계됐다.

그러나 무당층이 상당하고, 정치권에서 통상 전체 유권자의 40%를 보수 지지층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야권표가 더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여론조사에 여당 지지층이 과하게 반영되면서 민주당 지지도가 부풀려졌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과 통합당도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는 표심을 의식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시·도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지역구 판세를 분석하면서 '샤이(shy) 보수' 등 숨은 표를 고려했다. 다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달 30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층에 야당 표가 숨어있는 것은 일반적 패턴이기는 하나 크기 자체가 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은 야당 지지층이 꽤 있다고 보고 이들이 대거 투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2018년 6·13 지방선거 등 최근 선거에서 샤이 보수가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하고 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당 자체 여론조사를 해보면 시중 여론조사 기관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말할 수 없지만 숨겨진 표가 많이 있다. 숨어있는 표가 투표 현장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복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작게는 4%, 많게는 8%까지 생길 수 있다고 본다"며 "샤이 보수가 선거장에 나올 경우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는 지역들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투표가 역사를 만듭니다'
'투표가 역사를 만듭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1일 오전 서울역에 설치된 '아름다운 선거 정보관'에서 한 시민이 과거 선거 사진을 보고 있다. 2020.4.1 ondol@yna.co.kr

전문가들도 이번 선거에 숨은 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처럼 야당을 지지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습관처럼 남아있는 노년층, 영남과 호남처럼 특정 당세가 강한 지역에서 상대 당 지지자 등이 자기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권위주의 정부가 아니지만, 열성 지지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이나 공인에게 '문자 폭탄'을 쏟아내고 매도하는 현상을 보고서 과거와 비슷하게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숨은 표는 이번 선거뿐 아니라 항상 있었다"며 "여론조사에서 온전히 포착하지 못하는, 자기 의사나 정치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무당층과 은폐층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대세인 호남의 경우 보수층은 소수로서 느끼는 고립감 때문에 차라리 말을 안 해버리고, 충청도 다른 지역보다 자기 정치 성향을 밝히는 것을 꺼린다"며 "60대 이상 어르신도 '샤이'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가 여태까지 총선 결과를 맞힌 적이 거의 없다"며 "대선은 전국 단위로 조사를 하지만 지역구 조사는 표본이 작고 응답률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여론조사 자체의 한계를 지적했다.

신 교수는 "보수층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겪고 난 다음 대부분 침묵하게 됐다"며 "그런 사람들이 지금은 가만히 있지만, 투표를 통한 분노 표출은 가능하다. 이번 총선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숨은 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선거도 있지만, 계속 숨은 채로 끝난 적도 있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완승을 예견하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막상 결과는 경기도와 '텃밭'인 영남권만 간신히 건지는 참패였다.

선거 이전 발생한 천안함 사태 등으로 여론조사에 포착되지 않은 야당 지지층의 숨은 표가 투표장에서 나타났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며 '샤이 보수' 결집을 강조했고, 민주당도 샤이 보수표가 10% 내외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보수 지지층은 한국당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았고,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부산·울산·경남을 포함한 14곳을 가져갔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xr8LsmpGR3o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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