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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정부 "매우 유감·특별법 제정"(종합2보)

송고시간2020-04-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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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대비태세 악영향 우려…"정부 예산으로 근로자 생활 지원"

에이브럼스 "가슴 아픈 날…전투준비태세 미치는 영향 최소화할 것"

주한미군 용산기지
주한미군 용산기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최평천 기자 = 주한미군사령부는 1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8천600여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4천명 정도에 대해 무급 휴직을 단행했다.

무급 휴직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운용에 차질이 빚어져 대북 대비태세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한국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고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특별법을 제정해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무급 휴직 한국인 직원에게 전하는 주한미군사령관 영상메시지'를 통해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이 타결되지 않아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 약 절반에 대해 오늘부터 무급휴직이 실시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은 우리에게 유감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가슴 아픈 날"이라며 "한국인 직원에 대한 부분적 무급 휴직은 우리가 전혀 기대하거나 희망했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급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우리 직원들을 매우 그리워할 것"이라며 "이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즉각 전투 준비태세(Fight Tonight)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우리는 이 힘든 시기 동안 그들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부분적 무급 휴직 조치를 해지하기 위해 양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협정 타결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발표문 낭독하는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발표문 낭독하는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서울=연합뉴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일 '주한미군사령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관련 발표문'을 통해 "주한미군사령부는 오늘부터 한국인 근로자 일부에 대한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오늘부터 무급휴직이 시행된 점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0.4.1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정부는 근로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관련 발표문'을 통해 "주한미군사령부는 오늘부터 한국인 근로자 일부에 대한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오늘부터 무급휴직이 시행된 점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무급 휴직 대상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 중에 있다"면서 "국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법을 제정하여 우리 정부 예산으로 근로자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긴급 생활자금 대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31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2시간여 면담을 갖고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뜻을 나눴으나 양국 회담 결렬로 결국 4천여 명의 노동자가 무급 휴직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노조는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인상 요구는 한미동맹을 포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순수하게 한미동맹을 실천하는 주한미군과 노동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협상에서 확실한 제도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급휴직 철회하라'
'무급휴직 철회하라'

(평택=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 조합원들이 무급휴직 상태 정상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부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결렬로 주한미군 전체 한국인 근로자 8천600여 명의 절반가량인 4천여 명이 이날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0.4.1

외신들도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을 강행하는 데 대해 한미동맹과 대북 대비태세 등의 측면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현지시간) '미군기지 노동자들의 무급휴직, 한국과의 동맹에 타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무급휴직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년 전 취임한 이후 반복적으로 비판해온 동맹에 새로운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안보에서부터 조리 업무에 이르는 한국인 근로자들의 이번 무급휴직은 단기적으로는 2만8천여 미군이 주둔하는 기지 내 일상생활에 추가 지장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의지하고 있는 동맹의 '재편'을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의 이번 조치가 한미가 기지 내 많은 거주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하는 코로나19 발병에 맞서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취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또한 미사일 시험 발사는 계속해왔다"며 "한국은 무급휴직이 군사 대비태세를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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