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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Ⅱ](8) 웬만한 의사보다 연봉이 높은 바닷사람 '도선사'

송고시간2020-04-0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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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항 선박 안전 길잡이…항만 특성 꿰뚫은 최고 전문가

전국 항만 겨우 260여명, 이 중 59명이 부산서 활동

승선경력 20년 이상에 까다로운 시험 거쳐 선발

도선사 지시에 따라 부산항 출항하는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도선사 지시에 따라 부산항 출항하는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촬영 김재홍·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망망대해를 누비는 선박은 수시로 항구를 드나든다.

낚시 어선이나 비교적 작은 선박은 항구 안벽에 접안하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선박 규모가 커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단순히 정해진 항로에 따라 움직이면 될 것 같아 보여도 출항과 입항은 비행기 이착륙 난도와 비슷하다고 한다.

항구별 입지 조건과 환경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천차만별인 데다 입구가 좁고 조류가 복합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거대한 배를 정해진 수로에 맞춰 정확하게 입항 또는 출항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항만 입·출항 선박 안전 길잡이인 도선사(導船士·pilot)가 필요한 이유다.

도선선
도선선

[부산항도선사회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도선사는 항만에 입출항하는 선박에 탑승해 선박을 안전하게 항로나 뱃길로 이동하거나 선박을 부두에서 떠나거나 부두에 정박하도록 안내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연봉과 만족도 면에서 최고 직업 중 하나로 꼽히는 도선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9세기 일본인 승려 엔닌(圓仁)이 남긴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를 보면 당시 일본 견당선이 우리나라 남해안을 거쳐서 당나라로 가면서 수로에 익숙한 안내인을 배에 태워서 동행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국가 자격인 도선사가 되려면 상당한 경력과 시험을 거쳐야 한다.

우선 항해사를 거쳐 선장이 돼야 한다.

항해사가 되려면 해기사 양성 교육기관을 졸업한 뒤 해기사 3급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3등 항해사, 2등 항해사, 1등 항해사를 거쳐 선장이 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이게 끝이 아니다.

6천t 이상 선박 선장으로 3년 이상 승무하면 도선 수습생이 될 수 있는데 도선 수습생이 되려면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2018년의 경우 155명이 이 시험에 지원해 20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후 도선 수습생으로 6개월간 200회 이상 도선 실습을 마친 후 다시 최종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도선사로 자격이 주어진다.

도선 수습생이 되려면 20대 초반부터 항해사로 20년 동안 배를 타야 하기에 도선사 평균 연령은 비교적 높다.

부산항도선사회 홈페이지
부산항도선사회 홈페이지

[부산항도선사회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2017년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전문직업별 평균 연봉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을 만큼 대우도 남다르다.

의사도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 정도만 도선사랑 엇비슷한 연봉 수준이며, 나머지 의사들과 변호사, 대학 총장도 모두 도선사보다 아래에 자리했다.

도선법에 따르면 도선사가 승선해야 하는 선박 규모가 정해져 있다.

정부가 정한 강제도선 구역 안에서는 500t 이상 외국적 선박, 500t 이상 외국으로 취항하는 대한민국 선박, 2천t 이상 국적 내항선에 도선사가 승선해야 한다.

다만, 대한민국 선박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이 정하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도선사 승선이 면제되기도 한다.

전국에는 260여명의 도선사가 있고 이 중 59명이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항을 입출항한 선박 중 3만5천586척에 도선사가 승선해 배를 안전하게 인도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참고 문헌]

1.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홈페이지 '내부기자단 이야기'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portbusan2&categoryNo=8&listStyle=style1)

2. 한국도선사협회 홈페이지 '자료실' (http://kmpilot.or.kr/portal/?pCode=1372773861&mCode=NM)

3. 부산항도선사회 홈페이지 (http://www.busanpilot.kr/PMS/intro.do)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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