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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피로에 쓰러진 간호사…이탈리아 울린 한장의 흑백사진

송고시간2020-04-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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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여성 간호사 지난달 코로나19 확진…"빨리 일터로 돌아가고 싶어"

SNS에서 화제가 된 엘레나 팔리아리니 간호사의 사진. [ANSA 통신]

SNS에서 화제가 된 엘레나 팔리아리니 간호사의 사진. [ANSA 통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이탈리아에서 환자 치료에 혼신의 힘을 다하다 지쳐 잠든 간호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널리 공유되며 잔잔한 감동을 준다.

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달 초 소셜네트워크미디어(SNS)에선 병동에서 찍힌 흑백 사진 한 장이 화제를 모았다.

의료 가운에 마스크까지 착용한 채로 컴퓨터 키보드 위에 쓰러져 잠든 한 의료진의 모습이다.

사진의 주인공은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본 북부 롬바르디아주 크레모나 지역 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엘레나 팔리아리니(43)였다.

교대 근무 종료 시점 극도의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잠깐 눈을 붙였는데 이를 동료 의료진이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은 코로나19와의 싸움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탈리아 의료진의 희생을 상징하는 것으로 SNS상에 널리 퍼졌다.

특히 팔리아리니는 사진이 공개된 직후 그 스스로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되는 처지에 놓여 안타까움을 샀다.

치료를 받으며 최종 완치 판정을 기다리는 그는 주변에 "빨리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며 복귀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전날 첫 번째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고, 현재 두 번째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제가 된 팔리아리니의 사진을 포스팅하며 "전 세계에 공유된 이 사진은 생명에 대한 사랑과 헌신, 희생, 그리고 바이러스와 마지막까지 싸우는 이탈리아를 상징한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썼다.

코로나19로 1만4천명에 육박하는 목숨이 희생된 이탈리아는 매일 쏟아져나오는 환자로 의료진과 병실, 의료장비 등의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의료진은 방호복은 고사하고 마스크와 위생 장갑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채 진료 현장에 투입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현재까지 9천명이 넘는 의료인력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6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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