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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속 캐릭터, SNS 세계에서 현실이 되다

송고시간2020-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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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자·여하진·신묘한, 인스타그램 운영 화제

리얼한 느낌으로 몰입도 높이고 세계관 확장

[정금자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정금자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가정 폭력을 행사한 죄로 징역을 살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출소. 로펌사무실로 찾아온 아버지 때문에 다리에 힘이 풀린 정금자(김혜수 분)에게 윤희재(주지훈)는 "나 이용하는 거 오늘만 봐준다"라며 위로를 건넨다.

다음날, 정금자는 술잔을 들고 있는 윤희재의 사진과 함께 센스 있는 한마디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확실한 위로였어~ #이용가치100". 드라마 속 정금자는 허구지만, 인스타그램 속 정금자는 진짜다.

안방극장 캐릭터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현실과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SBS TV '하이에나'에 출연하는 배우 김혜수가 운영하는 정금자의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김혜수는 '하이에나' 방송 전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김혜수가 직접 관리한다고 알려진 이 계정은 드라마 스토리를 따라 사진이 업로드된다. 그는 극 중 재벌 2세들의 파티장에서 윤복희의 '여러분'을 열창한 장면이 방송되는 시기에 맞춰 인스타그램에 촬영 현장 사진을 올린 뒤 "남의 주머니에서 돈 꺼내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것임∼"이라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드라마와 현실은 정금자의 인스타그램에서 하나가 된다.

김혜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장에서 김혜수가 사진도 직접 찍는다"며 "본인도 SNS 운영을 굉장히 즐거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 TV '그 남자의 기억법'의 한 장면(왼쪽)과 여하진의 인스타그램 [MBC TV '그 남자의 기억법'·여하진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MBC TV '그 남자의 기억법'의 한 장면(왼쪽)과 여하진의 인스타그램 [MBC TV '그 남자의 기억법'·여하진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MBC TV '그 남자의 기억법'에 출연 중인 문가영도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 여하진의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이다. 극 중 여하진은 솔직한 성격으로 화제몰이를 하는 이슈메이커 스타다. 1회에서 자신의 스캔들을 SNS를 통해 직접 해명하는데, 드라마 속 장면에서 여하진이 열애설을 부인하며 사용한 문구는 문가영이 운영하는 여하진의 SNS에 그대로 옮겨졌다.

지난 3일엔 커플 행세를 하는 이정훈 앵커(김동욱)의 일터 보도국에서 찍은 사진과 하트를 올렸다. 이에 드라마 팬들은 '이정훈 앵커가 찍어준 사진?', '럽스타그램(러브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로, SNS용 커플사진 등을 일컫는 단어)인가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가영이 운영하는 여하진 SNS 계정은 그가 1회 방송 후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설한 것으로, 현재 올라오는 사진과 문구는 직접 고르는 것들이라고 전해졌다.

소속사 키이스트 관계자는 "문가영이 원래 인스타그램을 활발하게 하는 편이 아닌데 여하진은 SNS를 많이 사용하는 캐릭터다 보니 배우도 노력하고 있다. 워낙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라며 "드라마에서 입고 나온 옷 사진을 올리거나 에피소드를 한 번 더 언급해줘서 팬들도 리얼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방송된 tvN '호텔 델루나' 주연 배우 이지은도 장만월 계정을 운영하며 화제가 됐다. 당시 이지은은 장만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라마에서 장만월이 먹은 음식과 사용한 소품, 촬영현장 등을 사진으로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극에서 장만월이 저승길로 출장을 가자 인스타그램 프로필도 '출장 중'으로 바뀌는 등 캐릭터가 직접 계정을 운영하는 느낌으로 재미를 더했다.

['신서유기' 신묘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신서유기' 신묘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TV에선 조연이지만 SNS에선 주연으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캐릭터도 있다. tvN 예능 '신서유기'의 마스코트 '신묘한'이 그 주인공. 지난 1일 신묘한은 SNS 공식 계정을 열고 자신의 패밀리를 소개했다. 신묘한의 생일엔 'ㅎH푸i 벌쓰데이 to ㅁi..(내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신묘한이 운영하는 계정임을 암시했다. 개정 오픈 일주일 만에 3만명이 넘게 몰릴 정도로 인기다.

CJ ENM 측은 신묘한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계관을 확장할 예정이다. CJ ENM 관계자는 "프로그램 비시즌에는 신묘한 패밀리만의 스토리가 멈춰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개별 콘텐츠로서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돼 접근성이 좋은 SNS 창구로 소통하며 이들의 세계관을 견고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신묘한' 인스타그램에는 주 1∼3회 신묘한 패밀리의 이야기와 방송에선 볼 수 없던 세부적인 에피소드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CJ ENM 측은 "제작진과 디자이너들의 애정으로 만들어진 묘한이 캐릭터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서 더 많은 소통을 수 있고, 나아가 '신서유기' 프로그램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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