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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일본대사 "한국 정부·국민의 코로나19 방역노력에 경의"

송고시간2020-04-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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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부임 첫 인터뷰…"한국서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감사"

"낙관주의와 인내심 마음에 담고 최선"…강제징용·수출규제 문제 등엔 발언 자제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성북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4.9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는 8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한국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미타 대사는 또 "한국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 국민 여러분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대해 정말 큰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본, 한국 양국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협력 촉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도 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4VA2rZUdc_g

그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 부임 이후 처음이다.

도미타 대사는 주한대사로서 갖춰야 할 자질로 '낙관주의'와 '인내심'을 꼽으며 "두 가지 요소를 마음에 담으면서 앞으로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 대사관저에서 진행됐다. 그는 한국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자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관저에서 재택근무를 한다.

인터뷰 전 "양국 간 오랜 역사와 교류의 상징"이라며 관저에 전시된 일본의 도자기명가 심수관(沈壽官)가의 14대 심수관이 빚은 도자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도자기 작품 소개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도자기 작품 소개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성북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14대 심수관 도자기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020.4.8
jjaeck9@yna.co.kr

다음은 도미타 대사와의 일문일답.

-- 부임 4개월이 지났다. 부임 소감과 주한대사로서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 4월에 외교관 인생이 40년이 된다. 외교는 상대국에 대해 경의를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게 두 번째다. 첫 번째 근무를 통해서 한국에 대한 깊은 경의를 갖게 됐고 이 나라에서 다시 일하게 돼 대단히 행복하다. 한국은 일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다. 다양한 현안 해결과 중장기적인 상호 이해 촉진 등 두 가지 면에서 양국의 가교역할을 하겠다. 지금 일본과 한국 양국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두말할 필요 없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것이다. 한국은 처음에 대구에서 큰 집단 감염이 발병돼 많은 고생을 했지만, 관민 모두가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사태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한다. 일한 양국은 각각의 노력과 더불어 이웃 나라로서, 또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감염증 극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를 모두가 기대하고 있으며 (협력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3·1절 기념사에서 양국이 협력하면서 위기를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일본도 이런 문 대통령의 마음을 공유하며 협력 촉진을 위해 노력하겠다. 코로나19 때문에 대사로서 활동하는 데 큰 제약을 받고 있어 안타깝다. 저는 주한대사로서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낙관주의와 인내심이다. 두 가지 요소를 마음에 담으면서 앞으로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

-- 한일 간에 코로나19과 관련한 협력이 겉으로 보이는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한일 간에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협력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해달라.

▲ 양국 간의 협력은 이미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국외로부터 자국민의 대피에 대한 협력이다. 마다가스카르와 케냐, 필리핀에서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한국이 주도해 수배한 전세기에 일본인도 탑승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제3국에서 일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마음 든든하다.

두 번째는 경제 협력이다. 경상북도 구미에 있는 일본계 기업 도레이첨단소재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고려해 3월 말부터 마스크 원재료인 소재의 생산 라인을 설립하고 하루에 마스크 650만장에 해당하는 13t의 소재를 생산 중이다. 일본계 기업이 한국에서 감염대책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생산된 소재는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소비되는 마스크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 한국 정부는 경제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인에 대해서는 예외적 입국을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고 일본도 그런 마음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시선을 돌리면 전 세계적으로 감염 확산이 가속화하고 있다. 각국의 우선적인 과제는 감염증 확산 방지, 감염자 중증화의 저지이다. 감염 확대 방지 대책으로서 입국 제한을 어떤 형식으로든 완화하면 여러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제안한 (기업인 예외입국) 부분은 감염 확대 움직임을 보면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본기업도 한국 방문 수요가 있을 텐데.

▲ 현재 많은 기업이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각국이 바이러스 유입 방지 대책을 하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게 일본 기업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성북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4.9
jjaeck9@yna.co.kr

-- 일본이 지난 3월 9일 한국인에 대해 무비자 입국금지 조처를 하면서 사전에 한국에 통보하지 않아 한국 정부가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관해 설명해달라.

▲ 3월 9일에 강화된 조치가 중국과 한국에 도입된 것은 그 시점의 감염 상황과 (두 나라에서) 일본으로 가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고려됐다. 그 후 한국에 취한 것과 동등한 조치가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 적용됐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에 대한 조치가 방역상 필요에 따른 것이며 그 외의 외교적 의도를 바탕으로 한 게 아니라는 점은 이해해달라. 이런 사항들은 다양한 형식으로 한국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당시 조치를 둘러싼 외교적 협의에 대해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비상시이며 비상시에는 외교적인 의사소통도 어느 정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과의 의사소통에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 코로나19 상황이 마무리되면 한일 간 인적 교류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보나.

▲ 양국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도 반세기 이상에 거쳐 교류를 착실히 발전시켜왔다. 코로나19는 인적 교류가 단기간에 급격히 줄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위기는 때가 되면 종식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종식되면 양국 간 교류를 다시 확대 궤도에 올릴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 대응 방식이 다르다. 한국은 적극적으로 검사하지만, 일본은 상대적으로 중증자만 검사하는 방식인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평가해달라.

▲ 한국의 경우 초기 대구에 집단감염이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사와 추적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초기에 큰 집단감염이 없었다. 오히려 검사를 위해 많은 사람이 병원에 가면 병원 안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고려해야 했다. 하지만 어제 아베 총리도 일본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부분을 고려해 앞으로는 적극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은 단기간에 선진적이고 뛰어난 방역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철저하고 적극적인 검사는 WHO(세계보건기구)나 전 세계 많은 나라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고 일본 보도를 봐도 드라이브 스루와 같은 선진적인 노력을 매일같이 소개하고 있다. 특별입국절차 도입이나 확진자 감염 경로 정보 공개 등의 방법도 각국이 배워야 할 감염 확대 방지 방법이다.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 국민 여러분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대해 정말 큰 경의를 표하며 실제로 한국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이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커지면서 한일 간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도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나.

▲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체결을 위한 협의가 중단된 상황이다. 현시점에서는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협의 재개를 하자는 요청이 온 적이 없다. (필요성은 느끼고 있나) 이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선 일한 간 협의가 필요하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성북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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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징용 문제가 난제다. 구상하고 있는 해법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 한국의 총선을 1주일 앞둔 상황이다. 이런 타이밍에 개별 현안에 대해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작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있었던 일한 정상 간 합의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와 현안 해결을 위해 같이 노력할 것이다. 외교 당국 간 카운터파트와 전화와 화상 등으로 계속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 강제징용 문제는 해법을 찾기 힘든데 압류된 일본기업의 자산 매각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자산매각이 현실화하면 일본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 바로 그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 조기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정상이 합의한 바 있다.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노력하겠다.

--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도 지지부진이다. 일본이 소극적이며 일각에선 강제징용 문제와 연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어떤가.

▲ 이 문제도 현시점에서 깊이 들어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수출관리 문제는 당국 간에 현재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차원에서 공식·비공식 형식으로 상당한 횟수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으로선 한국 정부가 가진 우려에 대해 진지하게 대응하면서 대화하고 있다.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 이런 여러 난제로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일이 협력한다면 다시 가까워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정상 간 통화나 외교장관간 통화가 추진되고 있나. 혹시 건의할 생각은 없나.

▲ 필요에 따라 전화 회담 등을 통해 의사소통할 생각이 있다. 최근 일한중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고, G20 정상회담에서도 한국과 같이 논의했다. 일본으로선 의사소통을 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 기회가 있으면 할 생각이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도미타 고지 일본대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성북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4.9
jjaeck9@yna.co.kr

-- 문재인 정부는 대북제재 틀 안에서 남북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의 생각은 어떤가.

▲ 중요한 것은 2018년 6월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있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두 정상의 합의가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되는 것이다. 계속해서 북미 프로세스를 지지할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부분도 변함없다. 일한, 일미한 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교류에 대해선 한국 정부와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해 이해를 심화 시켜 나가겠다.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할 것이라는 얘기에 한국 국민의 우려가 크다. 바다로 방류해도 안전한가. 우려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 먼저 원전 오염수가 아니다. 처리수다. 처리수 취급에 대해 올해 2월에 전문가 위원회 보고서가 만들어졌다. 처리수 처분 방법에 대한 현실적인 선택지로서 해양 방출과 수증기 방출 등 두 가지가 제안됐다. 일본 정부는 이 두 가지 제안을 받아 계속 검토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처리의 구체적인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다. 어떤 방법이든 처리수를 처분할 때에는 재정화해 방사성 물질을 더 제거하고, 그 뒤에 더 희석해 배출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대전제다. 배출기준을 충족하는 이상 해양오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 등 주변국의 불안 해소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IAEA 사무총장이 2월에 방일해 후쿠시마 제 1원전을 시찰하고, 전문가 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리뷰했다. 일본 정부는 투명성을 갖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노력을 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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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성북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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