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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결집' 높은 벽에 '코로나19 복병' 못넘은 샌더스

송고시간2020-04-0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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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초반 승승장구하다 바이든 역전에 추락…코로나19 변수로 반전모색 실패

"당에 상당 영향력 가하게 대의원 계속 모을 것"…정치적 영향력 계속 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의 주역 샌더스 상원의원이 결국 중도표심 결집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기득권을 맹폭, 열렬한 지지층을 확보했으나 2016년 대선에 이어 강성 진보의 한계에 거듭 부닥친 셈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기 어려워진 상황도 하차 결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의원은 8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승리를 향한 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우리가 이념적 전투에서 이기고 수많은 젊은이와 노동자의 지지를 얻어가는 와중에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 위한 이 싸움은 성공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오늘 캠페인 중단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경선 초반만 해도 승승장구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유력주자로 꼽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초라한 성적으로 하위권을 맴돌면서 샌더스 의원이 2016년 대선본선 티켓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서 넘겨줘야 했던 설움을 이번에 설욕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이 4번째 경선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흑인 지지층의 몰표로 반전의 기회를 잡은 데 이어 14개 주의 경선이 걸린 3월 초의 슈퍼화요일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샌더스 캠프는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대선경선 하차 발표하는 샌더스 의원
대선경선 하차 발표하는 샌더스 의원

[AFP=연합뉴스]

이어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3월 10일 오하이오 유세 취소를 시작으로 샌더스 의원은 결정적 장애물에 부딪혔다.

열성적 지지층을 한 데 끌어모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기득권을 겨냥한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이를 통해 모멘텀을 이어오던 샌더스 의원으로서는 반전의 통로가 사실상 막혀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사망·확진자 속출로 미국인의 이목이 온통 코로나19 사태에 쏠려버리고 대선 경선에 대한 관심은 거의 실종되다시피 하면서 샌더스 의원의 입지는 더욱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전날 있었던 위스콘신주 경선을 앞두고 위스콘신주 경선이 샌더스 의원에게는 사실상 대선경선 후보로서 마지막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위스콘신주는 2016년 대선경선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을 13%포인트 차로 이긴 곳인데 이곳에서도 샌더스 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7일 위스콘신주 경선 결과와 함께 대선을 향한 샌더스 의원의 꿈도 사실상 끝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실제로 위스콘신주 경선 다음날 샌더스 의원의 하차 발표가 이뤄졌다.

샌더스 의원은 극소수가 부(富)를 독점하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단골 메뉴로 삼아 정부가 운영하는 단일 건강보험과 공립대 학자금 무료 등의 진보적 공약을 제시, '버니의 형제들'이라고 불리는 열광적 지지층을 확보했으나 반대로 이같은 강점이 약점으로도 작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게 이번 대선의 최우선이라고 보는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샌더스 의원의 본선경쟁력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샌더스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오른쪽)
샌더스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오른쪽)

[EPA=연합뉴스]

대선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한다고 해도 샌더스 의원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내 정치적 영향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캠페인은 끝나지만 우리의 운동은 끝나지 않는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후보가 되겠지만 우리는 당의 정강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대의원을 계속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별 대선경선은 득표를 통해 주에 걸려 있는 대의원을 나눠 갖는 방식인데 레이스는 하차하더라도 남은 주 경선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려 대의원들을 계속 확보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전당대회를 통해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단합해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겠다면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대의원 확보 규모와 당내 지지세력을 토대로 어젠다 설정 등에 있어 계속해서 민주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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