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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경 "더블베이스에 대한 편견 깨고 싶어요"

송고시간2020-05-1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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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0일 리사이틀 앞두고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높이 2m, 무게 20㎏. 더블베이스는 몸집이 큰 악기다. 같은 현악기 중 바이올린이나 첼로처럼 레퍼토리가 많지도 않고, 하프처럼 연주할 때 우아한 자세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엉거주춤하게 서서 등을 굽힌 채 연주해야 한다. 하지만 아랫단부터 윗단까지 음역이 넓은 데다가 덩치만큼이나 소리도 웅장하다.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27)은 자신보다 키가 큰 이 악기에 매료돼 20년 가까이 매진하고 있다.

성미경의 가족은 더블베이스와 오랜 인연을 맺었다. 아버지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출신 더블베이스 연주자 성영석 씨다. 오빠 성민제도 더블베이스를 연주한다. 가족의 음악적 DNA는 자연스레 그를 더블베이스의 세계로 인도했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에게 더블베이스를 하겠다고 제가 먼저 말했어요. 가족들이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니까 저도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했습니다. 저음에서 고음으로 올라갈 때 나는 매력적인 소리에 매료됐었죠"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

[봄아트프로젝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상복도 많았다. 11살 때인 2004년 한미 콩쿠르 1위를 시작으로, 2005년 음악 저널 콩쿠르 1위, 2006년 음악 협회 콩쿠르 1위, 2007년 바로크 현악 콩쿠르 1위, 2008년 한국콘트라바쓰협회콩쿠르 1위, 2010년 독일 요한 마티아스 슈페르거 더블베이스 국제콩쿠르 1위에 올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에는 전액 장학생으로 미국 콜번 음대에 입학해 최고연주자과정(Artist Diploma)를 수료했다. 재학 중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합격, 중국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오랜 해외 생활을 접고 국내에 정착했다.

"해외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힘들었던 부분이 적지 않았어요. 외로웠죠. 한국에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많았는데, 결혼하게 됐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게 나을 것 같아 한국에 돌아오게 됐습니다."

그는 이달 3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 중 세레나데', 멘델스존의 '첼로 소나타 D장조',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G단조'를 연주한다.

"멘델스존은 밝은 곡이어서 선택했고, 라흐마니노프는 그동안 너무 연주해보고 싶은 곡이었어요. 수년 동안 고민하다가 이번에 연주하게 됐어요. 멘델스존과 라흐마니노프 곡을 더블베이스로 연주하는 건 아마 국내에서 처음일 거예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만 늘 클래식만 듣는 건 아니다. 그는 빠르고 비트 넘치는 EDM 음악의 애호가이기도 하다. EDM처럼 빠른 음악은 아니지만 더블베이스로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도 빠르고, 소리도 우렁차다고 한다. 그는 더블베이스에 대한 편견을 깨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서

"더블베이스는 편견이 많은 악기에요. '저음 악기다 보니까 빠른 곡이 없다' '오케스트라 구석에서 연주되는 재미없는 악기' '남자들만 연주하는 악기' 같은 것들이죠. 하지만 실상은 이런 편견과 무관합니다. 더블베이스는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여성들도 많이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한국서 활동하며 더블베이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어요."

연주자 성미경
연주자 성미경

[봄아트프로젝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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