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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희망 고문

송고시간2020-05-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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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돌아갈 기대감 앗아간 이태원 클럽발 감염 확산

조계사
조계사

임헌정 기자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다"

태극기도 건곤감리(乾坤坎離) 순서대로 정확하게 그려 넣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양을 형상화한 악마(?)에 요즘 어린이들은 잘 접지 않을 것 같은 종이학까지 붙이는 세심함을 더했습니다.

'100점 만점에 100점' 주고 싶습니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마당에 걸린 등(燈)입니다. 전깃줄에 걸려있는 것을 보니 연등 같은 등이 맞습니다.

눈에 띄는 등이 또 있습니다.

조계사
조계사

임헌정 기자

'코로나가 빨리 없(어)지게 해주세요'

어떤 어린이가 쓴 것 같습니다. 내용을 보면 어른이 쓴 것 같진 않습니다. 글자도 하나 빠졌습니다.

친구들과 빨리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두 메시지 모두 '희망'을 담았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직장인들은 재택근무가 끝나고 학생들은 개학도 하고 일상으로 서서히 되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금껏 참아왔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지 모릅니다. 말 그대로 '희망 고문'입니다.

2차 감염은 물론 3차 감염까지 발생해 그 심각성을 더합니다.

여태껏 고군분투한 의료진 및 관계 공무원들을 허탈하게 합니다.

개학을 앞둔 학생은 물론 생업과 육아에 지칠 대로 지친 학부모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의 마음은 더 타들어 갈 것입니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대문시장
남대문시장

임헌정 기자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코로나19 안정으로 손님들이 늘다가 이태원 클럽발 사태로 확 줄어 다시 또 죽을 맛"이라고 합니다.

안정기로 접어들어 더 이상의 확산만 막으면 다시 생업으로, 학교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조계사 앞마당에 전시된 가족 등(燈)에는 이런 간절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코로나 물렀거라~' '친구들도 빨리 만나게 해주세요''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다' 등 각자의 소망을 담았습니다.

조계사
조계사

임헌정 기자

어려운 일들이 있을 때 이런 응원 메시지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삶을 버텨나갈 힘을 줬습니다.

우리 모두가 '영웅'
우리 모두가 '영웅'

이지은 기자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대구에서는 '힘내세요. 대구''함께 하겠습니다' 등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불안 속에 삶을 이어가는 주민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힘내세요 대구
힘내세요 대구

김주성 기자

인크레더블 의료진
인크레더블 의료진

박동주 기자

스포츠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야구, 축구, 골프 등 인기 스포츠 종목들이 무관중으로 개막한 가운데 텅 빈 관중석을 채운 대형 현수막에는 이런 응원 메시지들이 담겨 있습니다.

힘내라 대한민국
힘내라 대한민국

조남수 기자

모두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 희망마저 무너지려 합니다.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삶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사태는 잠시 느슨했던 우리의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일어설 것입니다.

서울도서관 외벽에 걸렸던 현수막처럼 '우리에겐 함께 이겨내온 역사가 있습니다'.

서울도서관
서울도서관

이재희 기자

k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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