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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Ⅱ](14) 침식 막는 방파제가 되레 침식 촉진할수도

송고시간2020-05-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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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구조물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평형 상태에 큰 영향

방파제와 서핑
방파제와 서핑

[촬영 박지호·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해안에 방파제를 쌓는 이유는 다양하다.

거센 파도를 막아 해안이 침식되는 것을 막거나 선박 접안이나 해수욕장 안전 등을 위해 방파제를 설치한다.

그런데 해안의 침식을 막으려고 쌓은 방파제가 오히려 해안 침식을 촉진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해수욕장에서 방파제를 쌓은 뒤 해변 모래가 줄어든 사례도 있다.

방파제가 본래 목적과 달리 해안 침식을 촉진하는 이유는 자연의 평형 상태를 고려하지 않아서다.

인공 구조물인 방파제는 해안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평형 상태를 깨뜨린다.

방파제가 생겨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파도와 해변 사이에서는 새로운 평형 상태를 만들려고 또다시 모래를 끊임없이 이동시키는 작업이 이뤄진다.

그 결과 이전 환경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해안 침식이나 퇴적이 발생하는 것이다.

유실된 해수욕장 백사장
유실된 해수욕장 백사장

(양양=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동해안 해수욕장 개장이 다음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너울성 파도에 유실돼 모래 절벽이 생긴 양양지역 한 해수욕장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019.6.24 momo@yna.co.kr

선박 접안 시설 탓에 해변 모래가 유실되는 현상도 흔하다.

태풍이나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로 평형 상태가 파괴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매년 비슷하게 반복되는 계절풍에 의한 모래의 연변동은 거의 반복적인 왕복 이동이다.

이런 변화에 의한 해안 침식은 방파제처럼 인위적으로 평형 상태를 깨뜨리는 것보다 상대적인 침식 효과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등 해변 소유권을 허용하는 나라에서는 해변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이 방파제나 해안 벽을 쌓았을 경우 해안선이 후퇴하는 현상이 발생해 이웃 간 마찰로 법적 분쟁이 불거지기도 한다.

해안 침식을 방지하거나 이미 훼손된 해안이나 해수욕장을 원래 상태로 복원하려면 퇴적물이 해안 쪽으로 다시 밀려와 해빈이 형성되는 방향으로 평형 상태가 이뤄지도록 설계한 인공구조물을 쌓아야 한다.

백사장 복원사업한 해운대 해수욕장. 왼쪽은 복원전, 오른쪽은 복원후
백사장 복원사업한 해운대 해수욕장. 왼쪽은 복원전, 오른쪽은 복원후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니면 주기적으로 모래를 해변에 인위적으로 보충해주는 양빈과 같은 방법으로 해수욕장을 보호해야 한다.

양빈 공법으로 빈약했던 해안을 크게 늘려 놓은 대표적인 사례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이다.

해변에서는 인위적인 평형 상태 파괴뿐만 아니라 환경 변화로 인한 평형 상태 파괴도 발생한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이나 엘니뇨에 의한 장기적인 해수면 변동 등에 의해서 기존 평형 상태가 깨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장기적인 해안선 변화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친다.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해수욕장

[촬영 조정호]

[참고문헌]

1. 전동철, '파도에 춤추는 모래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 12), 2012.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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