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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미국, 코로나19 이후 군사력 과시…미중 군사갈등 고조

송고시간2020-05-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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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폭격기 '동에 번쩍 서에 번쩍'…중국도 맞대응 힘겨루기

'코로나19 발원 책임론' 갈등, 남중국해로 번져 군사 긴장 고조

동중국해서 임무 후 괌으로 복귀하는 B-1B
동중국해서 임무 후 괌으로 복귀하는 B-1B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미국이 전방위로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군사력이 남중국해에 더욱 집중되면서 중국이 이에 맞서 두 강대국 간 '냉전'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확산 책임과 정보공개 불투명을 지적하며 더욱 격화한 양국 갈등이 남중국해까지 번져 덩달아 역내 긴장감마저 끌어올린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대응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위협하면서 미·중 갈등이 다방면으로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군의 한 관계자는 16일 "남중국해 일대에서 두 강대국이 군사적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은 한반도 안보에 득이 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핵 억제 자산을 특정지역으로 집중시키고, 그곳에 최우선 관심을 둘 경우 한반도 핵 억지력 유지에 자칫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핵 억제 자산 출동은 특정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투사되는 양상이다.

B-1B, 일본 근해와 대한해협을 거쳐 동중국해 비행
B-1B, 일본 근해와 대한해협을 거쳐 동중국해 비행

[에어크래프트 스폿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미국 "코로나19에도 준비태세 변함없다"…3대 장거리폭격기 전방위 출격

미국 3대 장거리 폭격기 B-52H, B-1B, B-2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지구권을 휩쓸고 있다.

핵 추진 항공모함 6척도 작전구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전 중인 항모 6척 가운데 3척은 태평양에 있다. 태평양함대 소속 핵 추진 공격잠수함도 작전구역에 전진 배치되어 있다고 미군은 자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밝히고 있다.

여기에다 강습상륙함 1척을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 미사일 유도 순양함. 연안전투함(LCS) 등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작전을 펼치며 중국을 날카롭게 자극하고 있다.

임무 대기 중인 B-2, B-52H 장거리 폭격기
임무 대기 중인 B-2, B-52H 장거리 폭격기

[미국 전략사령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은 지난 12일 '미·중 간 코로나19(COVID-19) 갈등 남중국해로 확대'란 제목의 '뉴스레터'를 통해 "미국과 중국은 COVID-19에 대한 대립국면을 남중국해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올해 초부터 미 해군의 남중국해에 대한 항행의 자유작전(FONOP) 횟수가 과거와 비교할 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FONOP은 2017년 6회, 2018년 5회, 2019년 9회였고, 올해 1분기에 4회로 나타났다고 KIMA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사 전문가들은 COVID-19에 대한 미·중 간 대립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으로 확대됨으로써, 향후 자칫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최근 들어 군사력을 전방위로 투사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코로나19에도 준비태세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지난달 초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로널드 레이건(CVN-76), 칼빈슨(CVN-70)호가 코로나19의 잇단 기습을 당해 작전 임무를 중단한 이후부터 미국의 전략무기 과시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미국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Air Force Global Strike Command)는 최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실수하지 마라.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준비되어 있었고, 지금도 준비되어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미국이 최근 전략무기를 전방위로 과시하는 배경을 압축적으로 말해준다.

B-2 스텔스 폭격기
B-2 스텔스 폭격기

[미국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홈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AFGSC 또한 남·동중국해, 태평양, 대서양 등 '지구권'을 휘젓고 다니는 3대 장거리 폭격기 사진을 공식 SNS에 거의 매일 올리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있는 AFGSC는 미국 공군 예하 10개 사령부 중 하나다. 2009년 8월 창설된 이 사령부는 예하에 8 공군과 20 공군을 두고 있다.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공군기지에 있는 8공군은 B-52H 장거리 폭격기와 B-1B 전략폭격기, B-2 스텔스 폭격기를 운용하고 있다. 와이오밍주 프랜시스 워런 공군기지에 있는 20공군은 미니트맨(Minuteman)-Ⅲ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통제한다. B-52H 5대가 빠진 괌에 최근 4대가 배치된 B-1B대 중 2대가 지난 12일 동해 쪽 일본 근해와 대한해협을 거쳐 동중국해를 비행하기도 했다.

미국 전략사령부도 지난 7일 B-52H 4대, B-2 2대가 합동훈련한 사실을 전하면서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준비 상태와 세계적 도달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미국이 준비된 치명적인 힘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전략적 억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COVID-19의 지속적인 발생에도 우리는 모든 영역(공중, 해상, 육상, 우주, 사이버공간)에서 동맹국들과 준비태세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전략폭격기 임무는 전 세계의 어떠한 잠재적 위기나 도전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준비와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작전 중인 미국 항공모함
작전 중인 미국 항공모함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 트워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항공모함 6척 떠 있고, 공격용 핵잠수함 태평양 작전구역 전개

해상과 수중에도 미국의 전략무기가 총출동한 양상이다. 현재 6척의 항모가 작전 중이다.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해리 트루먼(CVN-75), 드와이트 아이젠하워(CVN-69), 레이건, 니미츠(CVN-68), 에이브러햄 링컨(CVN-72), 제럴드 포드(CVN-78) 등 6척이 각각 작전구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고자 니미츠호를 태평양에 전개했고, 링컨호는 동태평양에서 훈련 중이다. 레이건호는 일본 해역에서 물자 보급 등의 훈련을 하면서 작전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소형 항모급인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4만5천t급·LHA-6)은 남중국해 일대에 투입됐다. F-35B 스텔스 전투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연안전투함 개브리엘 기퍼즈호, 몽고메리호도 남중국해서 작전 중이다. 기퍼즈호에는 대함미사일인 NSM(해군타격미사일)이 탑재되어 있다. 함대함, 함대지 공격이 가능한 NSM은 저고도로 접근하는 순항 미사일로 수면 위로 낮게 날아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다.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DDG-52)이 지난달 23일 대만해협을 통과한 이후 구축함 맥캠벨함(DDG-85)이 지난 13일 항행의 자유작전 일환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남중국해서 작전 중인 개브리엘 기퍼즈호
남중국해서 작전 중인 개브리엘 기퍼즈호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 트워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군은 핵 추진 잠수함이 서태평양 해상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수중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는 잠수함은 국가 전략무기로 꼽혀 작전 지역은 비밀에 부친다. 미군이 이를 공개한 것도 아·태지역에서 수중 전투력을 강화했음을 과시한 셈이다.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태평양함대 잠수함 군에 소속되어 전진 배치된 모든 잠수함은 서태평양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데이 미 해군총장은 지난 6일 미국 모든 함대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적이 패배할 때까지 무릎을 꿇거나 모든 사람을 항구에 가둬둘 수 없다"라면서 "우리는 미국의 원정팀이다. COVID-19로 인한 불확실성은 바다에서 미국을 보호하는 우리의 임무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 중국, 보하이만서 실탄훈련…남중국해 조기경보기 등 보강

중국은 미국이 거의 매월 자국 앞바다로 간주하는 대만해협에 이지스함 등을 보내자 남중국해에 전력을 보강해 투입하고 있다. 과거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보통 1년에 한 차례 정도로 드문 편이었다.

대만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KJ-500 조기경보기와 KQ-200 대잠초계기를 남중국해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KJ-500은 Y-9 중형 수송기의 기체를 기반으로 개발한 조기경보기로, 4개의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했다. 작전반경 5천㎞ 이상, 최대 10시간 이상 작전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싼야 해군기지에 정박한 중국 2호 항모 산둥함
싼야 해군기지에 정박한 중국 2호 항모 산둥함

(싼야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2번째 항공모함 산둥함이 지난 17일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 해군 기지에서 취역식을 하는 모습. 2019.12.28

아울러 중국은 한반도 인근 보하이(渤海)만에서 14일부터 7월 31일까지 11주에 걸쳐 실탄 사격 등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다. 허베이성 탕산(唐山) 일대 해상에는 민간선박 출입이 금지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훈련에 작년 12월 취역한 항공모함 산둥(山東)함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군사훈련이 공세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국 함정이 대만해협을 활보하자 중국은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맞불 무력시위' 전략으로 나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최근 '이슈브리프'를 통해 "2020년 접어들며 갑자기 확산한 코로나19는 미·중 경쟁의 양상도 바꿨다"면서 "전략경쟁, 경제전쟁, 그리고 감염병을 놓고 벌어지는 미·중 경쟁은 코로나19 이후 더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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