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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키스했다고, 춤췄다고' 가족에 살해당하는 여성들

송고시간2020-05-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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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ONERA8WDNE

(서울=연합뉴스) 지난 14일 파키스탄 북서부.

10대 소녀 두 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살인을 저지른 남성은 소녀들의 사촌.

그리고 다른 가족들은 피해자들 시신을 묻었다.

가족들 사이에 살인극이 벌어진 이유.

한 남성이 이들 여성에게 키스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졌기 때문.

명예살인(honor killing).

집안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관습.

"명예 없는 삶은 가치가 없다."

이 관습으로 악명높은 인도와 파키스탄에선 매년 각각 약 1천명이 명예살인을 당한다.

명예살인의 이유는 다양한데.

'정략결혼을 거부해서', '성폭행을 당해서', '외도 혐의를 받아서'.

2012년 파키스탄에선 결혼식에서 손뼉 치고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여성들이 살해당했고.

2013년에도 파키스탄의 10대 자매가 빗속에서 춤추는 영상을 찍어 어머니와 함께 총을 맞았다.

여성들이 이처럼 끔찍한 형벌을 감내하는 것은 스스로 '가정의 명예를 지키는 사람들'이라 여기기 때문.

하지만 2017년 파키스탄에서 10대 커플이 감전사 당하는 등 때로는 남성도 명예살인의 희생자가 된다.

파키스탄 의회는 2016년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시켰는데.

그런데도 명예살인이 계속 발생하는 파키스탄.

전문가들은 독특한 부족 문화에서 원인을 찾는다.

지르가(jirga).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부족 원로회의.

주로 시골 지역에서 빈곤층 주민들 사이의 분쟁이 발생할 때 소집된다.

중앙정부의 사법 시스템이 약해 가난하고 외딴 지역 사회까지 그 영향력을 제대로 미치지 못할 때.

지르가가 법 위에 군림하며 부족원들의 문제에 명예살인·강제결혼·집단강간 등의 '해결법'을 내린다는 것.

인도와 파키스탄 같은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중동과 북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도 행해지는 명예살인.

심지어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이민자 사회에서 명예살인이 일어날 정도로 뿌리 깊은 관습.

"살인에는 명예가 없다"(명예살인반대 쿠르드여성행동)

인권을 짓밟는 행위라는 비난과 비판.

그럼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명예살인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은정 기자 김지원 작가 손인하·진민지 인턴기자

[이슈 컷] '키스했다고, 춤췄다고' 가족에 살해당하는 여성들 - 2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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