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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김종인 비대위' 근본적 성찰·반성 토대 위에서 시작하라

송고시간2020-05-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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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당 지도체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로 정리됐다. 4·15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이후 근 40일 만이다. 통합당은 22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찬반투표를 거쳐 '김종인 비대위'를 가동하기로 압도적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당선인 중심으로 지도부를 세우자는 자강론도 있었으나 미풍에 그친듯하다. 비대위 임기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때까지다.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 앞길에는 당 분란 수습과 전면 쇄신은 물론, 정부 수립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한 보수 세력의 재건에 이르기까지 난제들이 많다. 이번엔 흉내로 그쳐선 안 된다.

당 전면 쇄신의 첫 단추는 총선 참패에 대한 진지한 평가와 성찰이다. 보수 세력이 총궐기했을 정도인데도, '영남 자민련' '강남 기득권당'으로 왜소해진 연유를 따져봐야 한다. 통합당은 전신인 새누리당, 자유한국당까지 합치면, 20대 총선(2016년)과 19대 대선(2017년) 7회 지방선거(2018년)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4연패를 당했다. 얼굴을 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패를 당하면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 근본적 패인이다.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쳤겠는가. 촛불 민심의 결과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모습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선거에 지면 외부인사를 불러 비대위를 가동하고 혁신 시늉은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오죽하면 3선의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당의 전면 해체까지 주장했겠는가.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성찰과 반성이 없이는 김종인 비대위도 오십보백보에 그칠 공산이 크다.

통합당이 '영남과 강남'이라는 지역적 고립을 타개하고 전국정당으로 복귀하려면 합리적 보수 세력 중심의 정치적 기반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과대대표되는 수구 기득권 세력이나 극우 종교 세력 등과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야 합리적 중도개혁 세력이 운신할 공간이 생긴다. 합리적 보수주의자 이미지에 정치력과 카리스마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김 내정자를 공들여 찾은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고령자와 남성 위주의 지지 기반을 청장년과 여성 등으로 확장하는 노력도 시급하다. 무능하고 발목만 잡은 '꼰대 정당'의 행태와 결별하고, 유능하고 합리적인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는 게 바른 방향이다. 장외투쟁과 삭발, 단식, 무조건적 발목잡기 유혹을 이제는 떨쳐버려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의 최대 목표는 실신 상태인 통합당을 일으켜 2022년 봄에 치러질 제20대 대선을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내년 재보궐 선거가 통합당의 경쟁력을 알아볼 시험대인 만큼 그다지 시간이 넉넉지 않다. 곧 출범할 비대위에 어떤 인물들이 포진할지 궁금하다. 통합당의 혁신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어서다. 김 내정자는 차기 대선 후보로 '1970년대생 경제를 공부한 사람'을 꼽았을 정도로 청장년층 인물 중심 구도에 관심이 많다. 그간 석연치 않은 행보를 했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비대위 출범에 즈음에 통합당과의 합당을 결정한 것도 김 내정자에겐 희소식이다. 자신과 대립각을 세운 홍준표 의원 등 친야 무소속 의원 복당 허용 여부도 풀어야 할 숙제다. 건강한 제1 야당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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