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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홍콩 자치 해체는 미국에 정책적 딜레마 안겨"

송고시간2020-05-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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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홍콩 특별지위 박탈하면 친서방 성향·상업 환경에 타격"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맞서 강경 대응을 시사했지만 실제로는 정책적 딜레마로 난감한 상황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에 새로운 재갈을 씌우려는 중국의 행보를 용인할 수도 없지만 공언한대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이라는 보복을 할 경우 홍콩의 친서방 성향이 훼손되고 기업 환경에는 악영향이 예상돼서다.

훙호펑 존스홉킨스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제정할 경우 이는 미 행정부가 그동안 중국을 겨냥해서 한 거친 말이 그냥 말뿐이었는지를 시험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내부에선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 시 미국이 이에 대해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별 지위를 홍콩에 인정하고, 무역, 관세,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과 다르게 대우했던 조치를 철회하자는 것이 대표적인 보복 수단으로 거론된다.

거리 메우고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하는 홍콩시민들
거리 메우고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하는 홍콩시민들

(홍콩 EPA=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홍콩 시민들이 24일 홍콩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에서 우산을 쓰고 시위를 벌이며 행진하고 있다. ymarshal@yna.co.kr

그러나 미국이 이 특별지위를 박탈하면 홍콩의 '개방된 국제적인 상업 도시'라는 이미지와 서구 스타일의 법체제를 갖고 있다는 신뢰도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홍콩에는 130만개의 사업체가 등록돼 있으며 세계 각국의 은행과 보험사들이 사무실을 두고 있다.

경제적 측면이 아니더라도 홍콩은 공식 언어가 영어고, 엘리트와 중산층이 서구 교육을 받았으며 일부 시위대는 미국 성조기를 흔들며 친미 성향을 나타내는 지역이라는 점도 미국의 고민을 더하는 요인이다.

비판론자들은 홍콩보안법 제정 시도가 최근 수년 사이 중국 정부가 홍콩 자치권을 침해하려고 한 여러 시도 중 가장 심각한 수위라고 지목했다.

특히 이 법은 정부가 선동적이라고 규정하는 행동이나 표현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어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수단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자를 체포하는 홍콩 경찰 [EPA=연합뉴스]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자를 체포하는 홍콩 경찰 [EPA=연합뉴스]

WSJ은 중국이 왜 현 시점에 이 법을 들고나왔는지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잠시 휴지기를 맞았지만 내달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 기념 집회에 이어 9일에는 지난해의 6·9 100만 시위 기념 집회, 7월 1일에는 홍콩 주권반환 기념 시위 등이 줄줄이 잡혀 있어 이를 계기로 민주화 시위가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올가을 의회 선거에서 반중국 성향 민주 진영이 승리해 다수 의석을 확보하면 홍콩보안법 통과를 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홍콩보안법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영국 경제분석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홍콩과의 관계 재조정을 검토한다면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대홍콩 수출 통제가 즉각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홍콩의 대미 수입을 보면 5%가 지식집약형 상품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홍콩에 주재한 기업들이 민감한 상품을 들여오지 못하도록 제한하면 중국 본토와 차별화됐던 홍콩의 확실한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6jCznr57m5U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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