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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해 밀입국 과거 종종 발생…조희팔 중국 역밀항 사례도

송고시간2020-05-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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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큰 배 타고 나온 뒤 소형선박으로 환승…한국 선원에 사례금 약속도

2005년 6월 사례, 장소만 다를 뿐 이번 상황과 거의 흡사

밀입국 추정 선박 감식하는 해경
밀입국 추정 선박 감식하는 해경

(태안=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5일 오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전날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한 소형 보트를 감식하고 있다. 2020.5.25 psykims@yna.co.kr

(태안=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충남 태안군 해안가에서 발견된 1.5t급 레저용 모터보트 하선 추정자 추적에 나선 군과 해경이 밀입국 가능성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어로 된 물품이 내부에서 발견된 데다 보트 자체가 중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모델이기 때문인데, 실제 과거에도 태안을 비롯한 충남 서해에선 밀입국 사례가 심심찮게 적발됐다.

2005년 7월 충남 태안선적 7.9t 어선을 타고 밀입국을 시도한 중국 교포 6명이 해경과 육군에 붙잡혔다.

이들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 항을 출발해 사흘 뒤에 공해상에서 우리나라 선적 어선으로 갈아탄 뒤 한나절 만에 태안군 이원면 만대 선착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밀입국 중국 교포들은 성공 사례 개념으로 한국 선원에게 1인당 7만5천위안(한화 900만원 상당)을 주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한 달 앞선 2005년 6월에는 보령시 장안해수욕장 백사장에 1.5t급 선박(FRP 재질)이 버려진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당시 배 안에는 중국상표가 붙은 생수병 30여개, 휘발유 통 4개, 구명조끼 6벌, 나침반, 비옷 등이 있었다.

장소만 다를 뿐 이번 상황과 거의 흡사하다.

태안 해변에서 소형보트 버려진 채 발견
태안 해변에서 소형보트 버려진 채 발견

[태안해양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09년엔 중국 교포와 탈북자까지 포함된 36명이 산둥성을 출발해 공해상에서 같은 방식으로 배를 옮겨탄 뒤 보령시 폐업 조선소를 통해 밀입국했다.

당국은 당시 이런 사실을 일주일 넘게 전혀 모르고 있다가, 국내로 들어온 경위를 설명하는 탈북자의 진술 덕에 뒤늦게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해경은 이후 밀입국을 도운 남성을 붙잡아 구속했으나, 밀입국자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춘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밀항한 전례도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건 수조원대 피라미드 사기 사건의 주범 조희팔이다.

경찰 수사가 한창인 2008년 12월 9일 조희팔은 태안군 마검포항에서 양식업자의 배를 타고 격렬비열도를 거쳐 공해상으로 나간 뒤 중국 어선에 옮겨 타는 방식으로 국내를 빠져나갔다.

당시 첩보를 입수한 해경이 검거 작전을 펼쳤으나, 조희팔이 버리고 간 여권을 뒤늦게 발견하고 나서야 놓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래픽] 서해안 중국인 밀입국 추정 경로
[그래픽] 서해안 중국인 밀입국 추정 경로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보트가 발견됐다. 육군 32사단과 해양경찰은 보트를 두고 잠적한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
24일 태안해양경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1시 의항리 해변 버려진 소형 보트를 마을 주민이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yoon2@yna.co.kr

이후 2012년엔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회삿돈 200억원을 챙겨 서해상을 통해 중국으로 몰래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김 전 회장은 어선에 올라 선원실에 숨어 있다가 붙잡혔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후에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충남 서해안을 통해 중국으로 도주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군과 경찰이 연일 검문검색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해경은 태안 레저 보트에서 내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숫자와 행적에 대해 주변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을 뒤져가며 분석 중이다.

보트 좌석은 6개이지만 실제로 6명이 탔는지에 대해서도 단정할 수 없는 상태로 파악됐다.

해경 관계자는 "사람이 점 형태로 보일 만큼 작게 찍혀 영상 판독을 거치고 있다"며 "CCTV상의 보트가 실물 보트와 동일한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피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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