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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없는 지속가능한 마을축제를 만들 수 있을까

송고시간2020-05-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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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환경혁신 아카데미'…첫 주제로 일회용품 없는 축제 만들기

청년 스타트업·NGO 설거지특공대 쓰레기 줄이기 사례 발표

충남도 환경혁신 아카데미
충남도 환경혁신 아카데미

(홍성=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충남도 환경혁신 아카데미

(홍성=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일회용품 없이 700명이 참여하는 마을 축제를 개최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가능하다'고 자신 있게 답하는 청년들이 있다.

충남도가 이들에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도는 27일 대회의실에서 '일회용품 없는 지속가능한 축제 만들기'를 주제로 올해 처음 마련한 '환경혁신 아카데미' 시작을 알렸다.

아카데미에는 도내 15개 시·군에서 축제를 담당하고 일회용품을 관리하는 공무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에게 특급 노하우를 전수할 강사진은 청년 스타트업 '트래쉬 버스터즈'와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다.

발표자로 나선 신은미 예산·홍성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참석자들에게 "설거지특공대를 아느냐"고 물었다.

말 그대로 설거짓거리만 공격하는 특수부대다. 신 사무국장이 특공대 대장이다.

처음엔 환경운동연합 회원 몇몇이 마을 축제 때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설거지를 시작했는데, 이젠 수십명의 대원이 자원해 축제 때 사용한 공용식기를 씻고 있다.

일회용품을 줄이는 데 공감한 주민들이 공동체의 힘을 발휘한 것이다.

설거지특공대의 맹활약 덕분에 700여명이 참여하는 홍성 홍동마을축제는 일회용 식기를 모두 없앨 수 있었다.

설거지특공대 활동 모습
설거지특공대 활동 모습

[예산 홍성 환경운동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트래쉬 버스터즈는 쓰레기 없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축제가 열리는 현장에서 자체 제작한 다회용 식기를 빌려주고 세척·분리수거까지 하는 등 축제장 쓰레기 문제를 통합 관리해준다.

통계에 따르면 축제에서 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일회용품 3.5개 이상을 사용한다.

일례로 식사를 주는 축제는 밥그릇과 컵, 수저 세트 등 4개의 일회용기를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일회용 식기를 줄이기만 해도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3천여명이 참가했던 2018서울인기페스티벌에서 버려진 일회용품을 처리하는 데 100ℓ 쓰레기봉투 300개가 가득 찼다.

하지만 지난해 트래쉬 버스터즈 시스템을 적용했더니 100ℓ짜리 쓰레기봉투 5개로 충분했다.

축제장 쓰레기 98%가 줄어든 셈이다. 이마저도 모두 재생 가능한 쓰레기들이었다.

곽재원 트래쉬 버스터즈 대표는 "우리 사회에 일회용품을 배출하는 곳이 너무 많은데 그중 축제, 장례식장, 영화관, 야구장 등이 대표적"이라며 "3천명이 찾는 축제에서 우리 시스템을 이용하면 하루에만 1만개 이상의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래쉬 버스터즈의 다회용기
트래쉬 버스터즈의 다회용기

(홍성=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트래쉬 버스터즈의 다회용기.

발표가 끝난 뒤 아카데미에 참석한 시·군 축제담당자들은 실제 현장에서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충남체육대회 개최를 준비하는 당진시는 일회용 응원 도구를 없애고 친환경 의자를 설치해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이날 발표·논의된 내용을 친환경·일회용품 근절 정책을 세우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충남도 차원에서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우성 도 문화체육부지사는 "일회용품 줄이기는 가장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그린뉴딜 제도가 될 수 있다"며 "노후 석탄 화력 폐쇄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도 행정에 접목해야 할 중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날 환경혁신 아카데미는 충청남도가 주관하고 연합뉴스가 후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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